중저가 커피로 틈새시장 공략…해외서도 가맹요청·연내 300개까지 확대 전망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국내 커피 붐이 일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 중저가 커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성장한 곳이 있다. 토프레소는 아메리카노 2800원으로 이디야커피와 마찬가지로 가격대비성능(가성비)을 중시하며 성장, 올해 론칭한지 14년째를 맞았다. 커피시장 급성장기에 타브랜드들이 매장을 우후죽순 낼 때 토프레소는 규모보다 내실에 주력했다.
17일 한남동 토프레소 본사에서 만난 오종환 토프레소 대표는 "프랜차이즈는 한 가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한다"며 "단기간 내 매장을 급격히 불릴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기존 가맹점들의 수익을 보존하면서 천천히 오래 가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2004년 아산 순천향대 앞에서 지금의 토프레소 로고를 달고 첫 매장을 열었다. 의ㆍ탁자를 넣을 수조차 없는 15평 남짓한 공간이었지만 손님은 날마다 가득 찼다. 학교 앞이라는 상권의 특성에 맞게 커피는 1500원, 토스트는 1000~1800원에 판매했던 것이 주효했다. '매장을 더 내달라'는 주변의 가맹문의까지 들어왔다. 입소문을 타고 성장하면서 어느덧 매장 260개의 중견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됐다.
그동안 오 대표가 주력한 것은 매장 수보다 기존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이었다.
그는 "천천히 가되 함께 가자는 마인드로 사업을 해왔다"며 "치열한 커피시장에서 14년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렇다보니 토프레소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매번 2~3위를 차지하곤 한다. '매우만족','만족'이라고 답한 비중이 80%이상에 달한다. 타브랜드는 본사에서 점주들에게 좋은평가를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토프레소는 일부러 만족도 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귀띔도 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가맹점주들에게는 가맹비와 교육비도 면제해주고 있다. 로열티도 업계 최저 수준인 월 15만원에 그친다. 동종업계가 대부분 매출의 2~3%씩 받는 것에 비하면 점주 부담이 크게 낮은 셈이다.
오 대표는 "정직하고 솔직하게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고지식함이 있다"면서 "노력한 만큼의 수익을 내고 직원들 또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목표 매장 수와 매출액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목표를 정해놓는 순간 직원들과 가맹점에 압박을 주게 될 수밖에 없다"며 "사업이 잘되면 자연스럽게 늘지 않겠는가"라며 반문했다.
토프레소는 이미 해외에서도 가맹요청이 꾸준히 들어와 현재 중국 베이징과 태국 푸켓 등에 총 6개 해외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연내 300개까지 운영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