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대연정은 개혁을 위한 현실적 방법론
안 지사는 1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등록을 마친 뒤 '새롭게 하나 되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세 가지 전략'으로 대개혁ㆍ대연정ㆍ대통합을 제시했다. 그는 "대연정만이 대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는 해법이며, 사분오열된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대연정은 정치적으로 과반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현실적 방법론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안 지사는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할 당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과정에서 처음으로 대연정을 거론했다. 하지만 대연정론은 한국당과의 연정을 하겠다는 제안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안 지사는 한동안 대연정이라는 표현 대신 대연정과 소연정을 모두 아우르는 연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주장은 적폐청산을 외치는 경쟁후보들의 비판 대상이 됐다.
하지만 안 지사는 이같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한국당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승복한 것을 들으며 '연정이 가능한 대상'이라고 밝혔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중심으로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더라도 당이 승복을 선언한 이상 연정의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는 없다는 논리를 고수했다.
안 지사가 여론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대연정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세간의 시선은 중도ㆍ보수층 표 공략을 들고 있다. 정작 당사자는 선거공학적 판단에 기초한 전략이 아니라는 입장을 펴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달 지지자들과의 모임에서 "민주당과 진보진영의 혁신과 변화를 얘기하는 것은 보수진영과 중도층에 표 얻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의회정치의 틀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현실에 발을 디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14일 열리는 민주당 토론회에서도 개혁과 통합을 위해서는 대연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힐 계획이다. 안 지사 측은 "이날 토론회에서 분열의 리더십을 취할 것인지 통합의 리더십을 취할 것인지부터, 개혁의 방법론은 무엇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연정을 제기할 때마다 비판받으면서도 안 지사가 소신을 지키는 이유에 대해 한 캠프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희정의 대연정은 가능성의 영역을 만들려는 노력이다. 부정의 언어를 통해 배제하는 대신 정치를 기회의 장으로 남겨두기 위한 노력이지, 상식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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