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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논리” 헌재 결정문 ‘갠소(개인소장)’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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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기 직전인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헌재 내부 전경. 사진=아시아경제DB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기 직전인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헌재 내부 전경.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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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결정문(2016헌나1)의 주문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쓴 89쪽 분량의 이 결정문에 대한 ‘갠소(개인소장)’ 열풍이 불고 있다.

지방의 한 국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유모(33)씨는 인터넷에서 대통령 탄핵 결정문을 내려 받아 소장하고 있다. 유씨는 지난 주말을 이용해 결정문을 소리 내 읽고 필사하면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1987년 6월항쟁의 산물인 현행 헌법 체제에서 대통령 탄핵 인용을 결정한 첫 번째 케이스여서 의미가 있는 결정문”이라며 “결정문을 읽으면서 ‘완벽한 논리구조를 갖춘 글은 이렇게 써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에 자극 받아 변호사시험 준비를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씨는 “특히 김이수ㆍ이진성 재판관이 쓴 세월호참사 관련 보충의견과 안창호 재판관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밝힌 보충의견을 읽을 땐 너무 잘 써서 소름이 돋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내용이 담긴 헌재 결정문을 개인소장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 주문을 읽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로 탄핵 결정문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결정문은 헌재 홈페이지나 언론사 홈페이지, 개인 블로그 등에서 쉽게 내려 받을 수 있다. 또 인터넷서점인 알라딘은 선고일 오후 6시부터 결정문을 무료 전자책(e-북)으로 출시해 배포하고 있다. 14일 알라딘에 따르면 헌재 결정문을 e-북으로 만들어 무료 배포한 지 나흘만인 지난 13일까지 다운로드 수가 4만여건에 달한다.
단순한 개인소장을 넘어 직접 결정문을 낭독하거나 꼼꼼히 필사하는 경우도 있다. 로스쿨생인 유씨가 변호사시험 준비 차원에서 결정문을 접하게 됐다면 직장인 한모(40ㆍ여)씨는 결정문 자체의 아름다움에 반해 개인소장을 선택했다. 한씨는 “e-북으로 결정문을 읽어봤는데 일반인도 알기 쉽게 정말 잘 쓴 명문”이라며 “지인 중 한 명은 벌써 필사를 했다고 하는데 나도 내친김에 필사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문은 알라딘에서 3월 2주 주간 e-북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역시 무료로 배포 중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제목의 대한민국헌법 전문이 차지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이번 탄핵정국에서 법치주의와 헌법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면서 헌재의 탄핵 결정문과 우리나라 헌법을 직접 읽어보려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문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알라딘 홈페이지에 있는 헌재 결정문 e-북 리뷰란에는 “소장가치 100%”, “전 국민이 TV로 봤겠지만 전문 한 글자 한 글자를 짚어 봐야한다. 올해 최고의 책일 듯”, “눈물이 나는 정말 감동적인 글이었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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