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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15년 만에 '자산 10만배' 불린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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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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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오는 27일 15주년
자산 5000만원→5兆대 성장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외환위기 후유증에 시달리던 2000년 초, 몸담고 있던 대우자동차의 워크아웃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백수'가 됐다. 2년 뒤 동병상련을 겪던 후배 5명과 5000만원을 들고 작은 회사를 차렸고, 15년이 지난 지금 그 회사는 자산 5조원대의 굴지의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15년 만에 회사 자산을 10만배 키운 셈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이야기다. 서 회장은 아무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지 않던 2005년 미국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한 후부터 동료들과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항체의약품 특허가 대거 끝난다는 정보를 접한 터였다. 항체의약품과 효능이 비슷하고 가격은 35% 이상 싼 바이오시밀러의 잠재력을 깨달은 것이다.

창립 15주년을 닷새 앞둔 22일, 셀트리온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혈액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의 판매 허가를 받아냈다.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중 EMA 승인을 받은 약은 트룩시마가 처음이다. 최근까지 기술력 자체를 의심받던 벤처기업 셀트리온은 다국적 제약사도 쉽게 엄두 내지 못했던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런 쾌거는 2014년 6월 셀트리온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입증한 데 이은 낭보다. 당시 셀트리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의약품시장인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으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어 세계 1위 의약품시장인 미국에서도 판매 승인을 받으며 바이오시밀러 분야 선두업체로서 입지를 재확인했다.
바이오업계에서 주목받는 회사로 성장시킨 서 회장의 삶이 일방적으로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돋보인다. 회사 설립 초기엔 펀딩을 받으려 했지만 대기업의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까닭이었다. 그러다 KT&G에서 200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으며 일시적으로 자금난이 풀리긴 했다. 그럼에도 수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결과물을 얻지 못해 또다시 난관에 부닥쳤다. '문외한이 무슨 바이오 사업이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그를 다시 외면했다. 그러던 차에 구원군은 해외에서 달려왔다. 셀트리온의 기술력을 먼저 알아본 덕분이었다. 2010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2000억원을 시작으로 총 3500억원을 투자했다. 셀트리온이 해외에서 투자받은 돈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다 개발에 뛰어든 지 7년 만인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국내 허가를 따내며 성과를 얻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했고, 관계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램시마를 매입한 것을 두고 '허위 매출' 논란이 일면서 회사가 풍전등화 위기에 처했다. 2013년에는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세력의 공격이 이어졌다. 시세 조종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수 없는 악재를 견뎠고, 마침내 세계가 주목할 바이오 성과물을 거푸 내놓으며 안정을 찾았다. 서 회장은 지난해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우그룹 해체 후 후배들과 할 거 없어서 시작했고, 그 후 망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앞으로는 우리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정진해나가겠다."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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