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6200건 역대 최저
금리인하-이자부담 축소 직격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주거용 경매 물건이 2014년 이후 3년 연속 두자릿 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메리트에 경매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물건 자체의 급감으로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19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거용 경매 물건은 6252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년전 8970건보다는 30% 이상 줄어든 규모다. 서울 주거용 경매시장은 2013년 1만6842건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2014년 1만3652건으로 20% 감소한 후 2015년에도 34.3% 급감하며 1만건 밑으로 떨어졌다. 경매 물건의 급감은 저금리와 관련이 깊다. 2014년 8월부터 본격화된 기준금리 인하 영향에 채무자들의 이자부담이 줄어들면서 경매로 나오는 물건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앞 날은 더 어둡다. 금융위원회가 올 1분기 중 주거안정을 위해 채무자의 담보권 실행(경매)을 최대 1년간 유예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택담보대출을 연체한 지 2∼3개월 안에 은행이 주택을 압류하는 경우가 29% 정도 됐고 3∼4개월 연체 후 압류당하는 비중은 20%에 달했다. 절반 정도가 연체 4개월 이내 경매 시장으로 넘어온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기간이 최대 1년간으로 늘어난다. 경매 유예는 정책 모기지부터 시행된 후 민간 은행권으로 확대될 방침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융위의 경매유예방안은 채무자들의 주거안정을 보호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이 경우 은행들이 채권회수의 어려움을 이유로 서민대출을 더 조일 수 있다"며 "채무자와 채권자, 경매 참여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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