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과 미국간에 신경전이 치열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고 미국을 위협한데 이어 군사적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바통을 넘겨받아 추가적인 대북 압박에 나설지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19일 군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하겠다고 장담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단거리미사일 등 즉흥적인 도발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2월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75돌(2월16일ㆍ광명성절)이고, 4월은 김정은 당 제1비서 추대 5주년(4월11일), 김일성 대원수 추대 25주년 및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5주년(4월13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 105돌(4월15일ㆍ태양절) 등이 있다. 북한은 특히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대규모 정치행사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ICBM 도발 시기를 2월과 3월, 4월 등으로 예측해 온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형 ICBM을 쏘더라도 ICBM의 일반적인 비행 거리인 550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만약 6500~7000㎞를 비행하면 하와이 인근에 낙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수 있고 북-미 관계가 파국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료량과 엔진 출력을 조절해 대기권에 진입 후 낙하 비행해 20~2500㎞가량 날아가는 시험을 한 다음 ICBM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올해 ICBM을 발사한다면 1단 추진체만 점화시켜 사거리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고려할 때 완전한 ICBM을 개발하려면 앞으로 2~3년이 필요하고, 작전 배치하려면 5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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