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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문-후생산하는 후판이 공급과잉? 어불성설"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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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컨설팅사 결과 인용해 "후판 공급과잉이라 생산 감축해야"
철강사들 "생산구조 모르고 하는 소리…주문 줄어들면 생산도 자연스럽게 줄어"
불황기때는 설비 유지 보수만 하고 호황기 대비하면 돼
철강사 설비 폐쇄하면 경쟁사인 중국에만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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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28일 철강 산업 구조조정에 대해 논의했지만, 철강업계는 "기본적인 철강제품 생산구조도 모르고 진단한 '전시용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제3차 산업구조조정 분과 회의' 자리에서 "후판은 조선 수주 절벽에 따른 자원개발 침체로 심각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생산중단에 더해 '후판설비 감축 및 매각'이 필요하다는 게 산업부의 입장이다. 이런 진단은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내렸다.
그러나 "후판에 공급과잉이라는 수식어가 애초부터 붙을 수 없다"는 게 철강업계의 항변이다. 조선소들이 쓰는 후판과 같은 판재류는 '선주문-후생산' 구조다. 재고를 쌓아놓고 파는 제품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그만큼 생산해내는 제품이란 뜻이다. 이런 과정은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판매하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모두 똑같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좋지 않아 주문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생산도 줄어드는 건데, 정부는 '생산조정 검토가 필요하다'는 앞뒤도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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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문-후생산' 구조 때문에 각 사별로 한 번도 연간 생산능력에 달하는 후판을 만들어 낸 적도 없다. 설비를 전력 가동해 한 해 만들어낼 수 있는 표면적인 생산 능력과 실제 만들어내는 제품의 양은 다르다. 예를 들어 포스코는 1년에 700만t의 후판(일반강 기준)을 생산할 수 있지만, 지난해 만들어 낸 양은 580만t 정도였다. 현대제철 역시 생산능력은 320만t이지만 260만t을 찍어내는 데 그쳤다. 가동률로 따지면 각각 82.8%, 81.25% 정도다.

이 때문에 조선업황이 불황이라고 연간 생산량을 줄이는 후판 설비 감축과 매각도 굳이 필요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 생산량 만큼만 설비를 가동하면 되고, 생산량이 줄어서 가동을 멈춘 설비는 대비해 호황기를 대비해 유지보수만 하면 된다"며 "정작 필요 할 때 공장 하나를 짓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데, 왜 정부가 공장 폐쇄를 권유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이 과거 일부 후판 공장을 폐쇄한 것은 수주량이 줄어 유지보수 비용까지 부담이 된 특수한 경우다. 지금은 이런 수준의 보릿고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규모'로 승부하는 철강업계에서 설비를 섣불리 줄이면 중국에 밀리게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예를 들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생산 설비를 줄이면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중국 철강업체가 우리나라 수출량을 늘리게 된다는 것이다. 한 철강사 임원은 "정부가 컨설팅사 의견에만 기대서 무조건 줄여야 한다고만 하지말고,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하는 철강업계의 특성과 생산 구조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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