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두철미한 성격, 현장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작은 신격호'
"우발적 자살할만큼 충동적이지 않아"…롯데 수사에 대한 압박감 못이긴 듯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롯데 오너가를 제외하고는 그룹 내 2인자로 평가받는다.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사장)과 함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철두철미한 성격과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그룹 내에서는 '작은 신격호'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롯데쇼핑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것은 50세가 되던 해인 1997년이다. 이후 10년간 롯데쇼핑 내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롯데쇼핑을 유통업계 내 1위 자리로 올려놓았다.
취임 10주년을 앞두고 이 부회장은 "롯데닷컴의 온라인 사업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홈쇼핑 사업에서도 1위가 되겠다"고 밝히는 등 유통업 전분야에 걸쳐 남다른 사업감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2011년에는 롯데정책본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 롯데그룹에서 총수일가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부회장이 돼 업계 주목을 받았다. 튼튼한 오너가 신뢰를 바탕으로 이 부회장은 롯데 내 뿐만 아니라 국내 30대 그룹을 통틀어 20년 이상 대표자리에 앉은 유일무이한 전문경영인이었다.
본래 신격호 총괄회장의 복심으로 분류됐던 이 부회장이 신 회장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는 평을 받은 것은 지난해 7월 시작된 '롯데사태' 이후부터다. 그러나 올초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이 부회장에게도 검찰 수사 칼날이 겨눠졌다.
검찰은 당초 롯데그룹 경영 전반과 관련해 주요 업무사항을 총괄하는 정책본부 소속 3인방이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소환해 수사할 예정이었다.
이에 26일 오전, 이 부회장은 검찰 소환에 응해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었지만 이 부회장은 유서 한 장을 남겨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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