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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해운 살리기 '포괄적 사재출연'… 최대 6천억 자구안 제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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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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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유동성 확보 방안을 놓고 채권단과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해 온 한진해운이 5000억~6000억원대의 자금확보 방안을 담은 자구안을 25일 채권단에 제출한다. 이는 당초 한진그룹이 언급해 온 '4000억원 이내'보다는 진전된 규모다. 하지만 채권단이 요구한 '7000억원 이상'과는 여전히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구안에는 '포괄적 사재 출연'으로 이해될 만한 내용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을 강조해 온 데 대해 한진그룹이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라는 점에서 채권단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이날 한진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이 요구해 온 내용과 한진그룹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고려해 자구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와 해외 터미널 등 추가 자산 매각, 조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조 회장이 일정 부분 사재 출연을 하면서 유증과 자산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이른바 '포괄적 사재 출연'으로 오너로서의 책임을 보일 것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한진그룹이 이 같은 카드를 꺼내든 것은 한진해운을 살리려다 자칫 그룹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절박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 차원에서 2013년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의 자금을 지원해 왔고 지난 4월 조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는 등 현실적인 책임을 다해 온 데다, 무리해서 한진해운을 살린다고 해도 조 회장과 그룹 경영진이 배임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도 자구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채권단의 판단이다. 채권단은 내년까지 한진해운에 부족한 운용자금 1조200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을 한진그룹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무엇보다도 채권단이 조 회장의 포괄적 사재 출연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다. 자구안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1위 국적선사를 법정관리로 보낼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하는 채권단으로서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한진해운으로부터 자구안을 받으면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자율협약 종료 시점인 내달 4일 전인 내주 초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이 자구안을 수용하면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채권단 출자전환 등 나머지 자율협약 조건이 순조롭게 이행될 전망이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진해운이 자구안을 수정해 다시 제출해야 하지만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9월4일까지 자구안이 최종 수용되지 않으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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