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유명인에게 자사 제품 입히기 위해 치열한 경쟁
유명인사가 공항에 제품 착용하고 등장하면 매출 급증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은 올해 봄·여름 시즌 컬렉션 쇼 콘셉트를 '공항 패션'으로 잡았다. 런웨이 무대에 작은 비행기를 띄우고 공항 카운터와 출국장 등을 재현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이 1월 말 출국할 때 인천국제공항에서 착용한 엘레쎄 티셔츠와 운동화는 완판(출고된 물량이 모두 판매된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됐다. 그동안 엘레쎄는 국내에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왔다. 특히 10~20대에게 다소 생소한 브랜드였는데, 이번에 젊은층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아이돌 그룹 엑소는 패션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 가운데 하나다. 패션부터 뷰티, 식품, 심지어 도서까지 엑소와 연관되면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이랜드의 의류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해 7월 ‘엑소 그룹 티셔츠’와 ‘엑소 멤버 티셔츠’ 등 10종의 엑소 협업 티셔츠를 출시했다. 판매 두 달 만에 3만장(6억원 상당)이 팔렸다. 10월에 엑소의 멤버 수호가 공항패션으로 입은 항공점퍼와 찬열이 입은 기모루즈핏 후드풀오버는 조기 판매 완료됐다. 이들이 움직이면 관련 매출은 평균 3배 이상 늘어난다.
공항패션은 간접광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항패션 간접광고는 단발성으로 해당 제품을 착용하거나 브랜드 전속모델로 활동하면서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단발성 간접광고는 500만~1000만원 선으로 책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공항패션으로 한번 노출되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션쇼나 공식석상에서 착용한 의상들은 평상복으로 입기에는 부담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인데 공항패션은 자연스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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