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백색왜성과 보통별 상호작용으로도 폭발 가능성 관측증거 제시
▲적색거성의 가스를 백색왜성이 흡수(a), 주계열성의 가스를 백색왜성이 흡수(b)하면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다. 두 개의 백색왜성의 충돌(c)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다는 모델이다.[사진제공=미래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하늘을 올려다보던 사람들이 갑자기 괴성을 지릅니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엄청 밝은 별이 나타났던 것이죠. 이들은 이 별을 '새로운 별' 즉 신성([新星)이라 불렀습니다. 며칠 뒤 이 별은 사라졌습니다. '새로운 별'이 아니라 사실은 별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던 것이죠. 초신성이란 이름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초신성 폭발에 대한 새로운 원리를 규명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쌍으로 이뤄진 별 중 하나가 나머지 다른 별의 물질을 받아들이면서 폭발하는 것이 제1a형 초신성의 특징입니다. 이번에 국내 연구팀이 밝혀낸 사실은 백색왜성이 보통별과 상호작용으로도 폭발이 일어난다는 것을 관측했습니다.
초신성(supernova)은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별이 폭발하면서 그 밝기가 평소의 수억 배에 이른 별을 말합니다. 쌍으로 이뤄진 별 중 하나가 나머지 다른 별의 물질을 받아들여 폭발할 때 제1a형 초신성이라고 하죠. 제1a형 초신성은 백색왜성이 쌍으로 존재하는 적색거성의 물질을 급격히 흡수하면서 일어납니다.
적색거성은 항성이 백색왜성으로 변하기 전에 거치는 진화단계를 말합니다. 항성 중심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만들어진 많은 에너지가 별 대기에 전달되면서 항성대기가 매우 부풀어 오르는 현상입니다. 태양 직경의 수백 배 수준으로 매우 크게 변합니다. 태양도 앞으로 약 50억 년이 지나면 적색거성이 됩니다. 이 때 태양 크기는 화성의 공전궤도에 미칠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적색거성과 백색왜성으로 이뤄진 초신성 폭발의 섬광은 태양과 같은 보통별에 비해 수십 배 이상 더 밝죠. 이런 섬광현상은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수 일 밖에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포착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세계 각지에 있는 망원경을 이용해 가까운 은하 수십 개에 대해 매일 수차례 씩 모니터링 탐사관측을 수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호주에 설치된 '이상각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8000만 광년 떨어진 있는 은하(NGC 2442)에서 지난 3월8일 제1a형 초신성(SN 2015F)의 폭발의 순간과 섬광현상 포착에 성공했습니다. 이 섬광의 밝기를 통해 폭발한 백색왜성의 동반성 크기가 태양과 비슷한 보통별임을 알아냈습니다.
연구팀은 제1a형초신성 SN 2015F의 폭발이 '백색왜성-적색거성'이 아니라 '백색왜성-보통별'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알아냈습니다. 이번 관측 사실은 그동안의 초신성 폭발 이론에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한 겁니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결과는 천문학분야 학술지인 천체물리학저널 증보(The Astrophysical Journal Supplement Series) 11월 20일자 온라인판(논문명: The Very Early Light Curve of SN 2015F in NGC 2442: A Possible Detection of Shock-heated Cooling Emission and Constraints on SN 1a Progenitor System)에 실렸습니다.
임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제1a형 초신성의 생성 원리가 백색왜성과 보통별의 상호작용으로 발생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했다"며 "그 동안 교과서에 소개된 내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제1a형 초신성 SN 2015F가 나타난 NGC 2442 은하 모습. NGC 2442는 약 8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나선은하이며 지구 남반구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다. 그림에서 노란색 박스로 표시된 부분에서 초신성 폭발이 있어났다.[사진제공=미래부]
원본보기 아이콘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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