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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갔다]'상생'이라는 족쇄에 쇄락의 길로 접어든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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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초반 전성기 누렸던 과거, 고난의 나날
골목상권 파괴 주범 낙인 찍히며 규제 시달려
1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 끝없는 부진중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휴무일/ MBC 방송 화면 캡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휴무일/ MBC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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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국내 ‘대형 할인점’이라는 유통 채널을 선보인 최초의 마트는 1993년 서울 창동점의 문을 연 이마트다. 이후 1997년 홈플러스가 문을 열였고 1998년 롯데마트(당시 롯데마그넷)가 강변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대형 마트 시대가 열렸다.

전통시장과 슈퍼마켓에 익숙했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대형마트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의 등장은 신선함 그 자체였고 몰려드는 손님들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했다.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1999년 7조6000억원에서 2010년 33조7000억원으로 4배로 뛰었다. 최전성기였던 2002년에는 26%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황금기를 거듭하던 대형마트 업계는 대형마트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오명을 사며 규제의 늪에 빠지게 됐다.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것도 전통시장의 존재를 위협하는 대형마트가 주요 요인으로 평가되기까지 했다.

영세 슈퍼마켓 점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은 대기업이 꼼수로 영세 슈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는 규제로 대형마트를 옥죄기 시작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영업시간을 규제하고 강제 휴무를 지정하는 등 영업제한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후 대형마트 업계는 성장이 멈춰섰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철만 되면 영세상인과 소상공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트 규제 법안을 앞다퉈 발의했다.

이런 와중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9일 대형마트 6개사가 서울 동대문구와 성동구를 상대로 낸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성장에 발목이 잡히는 등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아쉬워 했다.

업계는 최저가 마케팅 등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오히려 수익성만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무휴업이 시작된 2012년 4월부터 2015년 2분기까지 1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 기록했다. 올해 3분기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및 전년 세월호 이슈로 급감했던 여름 휴양 매출이 회복되며 소폭 신장세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1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점도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마트 3사가 신규 개장한 곳은 모두 5곳 이하에 그치고 있다. 홈쇼핑과 인터넷·모바일 쇼핑몰, 소셜커머스의 등장은 대형마트 업계의 성장에 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대형마트 업계도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골목상권과 손잡고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시장 상인들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재례시장의 우수상품을 발굴해 판매하고 홍보용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들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창고형 마트가 유행하자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매장과 전문매장을 한데 모은 타운 조성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중 상시 할인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황금기는 지났으나 이제는 과거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지역상인과 상생를 추구하는 것은 물론 마트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방안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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