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글렌코어 경영진과 채권단이 만날 예정이라며 그 방식은 1대1 회동과 컨퍼런스 콜 등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주최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글렌코어는 높은 수익을 위해 최근 레버리지 비율을 높여왔다. 6월 말 기준 글렌코어의 자본대비 부채비율(Debt to equity Ratio)은 112%로 경쟁업체인 리오틴토의 59%보다 두 배 가량 높다. BHP 빌리턴의 부채 비율은 리오틴토보다 낮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은 줄었고 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슈마저 부각되면서 글렌코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글렌코어는 주가가 폭락하자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사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긍정적인 현금흐름과 좋은 유동성을 갖고 있어 재정적으로도 탄탄하다며 지급불능 논란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글렌코어의 성명 발표는 29일 글렌코어 주가가 큰폭 반등한 배경이 됐다.
US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프랭크 홈즈 투자전략가는 "글렌코어는 원자재 업계의 리먼브러더스와 같다"며 "금속·석탄·구리·철광석 등의 거래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렌코어가 망가지면 세계적인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렌코어가 부채 비율을 높이면서 위험에 대비한 보험 계약을 늘린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오히려 연쇄적인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하이퉁 인터내셔널 증권의 앤드류 설리번 이사는 글렌코어를 리먼에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그는 리먼브러더스의 경우 파산 당시 현금화할 수 없는 자산을 갖고 있었던 반면 글렌코어의 경우 원하는 가격은 아니겠지만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티그룹도 글렌코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다며 29일 글렌코어 주식 매수를 권고했다.
글렌코어는 지난 7일 신주 발행과 자산 매각, 배당 폐지 등 100억달러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IG의 에반 루카스 투자전략가는 글렌코어가 자산을 매각할 때까지 그 자산 가치가 4분의 1이나 절반 수준으로 깎이면 글렌코어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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