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다음달 초로 예정된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기로 확정지으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보 총리의 참석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해당사국 정상이 중국에 모일 경우 여러 계기를 통해 조우와 회동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김 제1위원장과 아베 총리의 방중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김 제1위원장은 불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고 아베 총리는 열병식을 피하는 방법으로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는 악화된 북중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중관계는 북한의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과 이후 장성택 처형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북한 리수용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나란히 참석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끝내 불발됐다. 이와 관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중간 고위급 대화나 교류는 사실상 거의 없다"면서 북중관계가 어려운 시점에 처해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아베 총리는 중국 전승절 참석 일정을 놓고 막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방중을 하더라도 열병식은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입장에서 이 날은 패전일이기 때문에 과거 적국의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것에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전승절 행사 참석을 보류한 가운데 일본 정부도 아베 총리가 여기 참석하지 않는다는 뜻을 중국에 이미 전했으며 3일 전후의 다른 날짜라면 중국을 방문할 뜻이 있다고 전했다. 또 일부 일본 언론은 "중국과 일본 정부가 전승절 참석을 협의하고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해 아베 총리의 방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정부 모두 보도를 공식 부인하긴 했지만 아베 총리의 방중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아베 총리가 참석할 경우 열병식 직후로 예정된 환영 리셉션에서 박 대통령과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의 취임 후 한일 정상은 단 한 차례도 정상회담을 갖지 않았다. 두 정상은 지난 3월말 리콴유 싱가포르 전 수상의 장례식에서 짧게 만났을 뿐이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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