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2013년의 윤계상에게는 열등감이 많이 남아 있었다. 배우가 되고 싶으면서도 상업적인 영화도 하고 싶고, 그러면서도 메시지 있는 영화를 하고 싶고. 에지(모서리)에 걸려 있는 느낌이었다. 윤진원은 딱 그때의 윤계상과 같은 결의 사람이다."
배우 윤계상(37)을 지난 2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24일 개봉한 영화 '소수의견'의 주인공 윤진원 역을 맡았다. '소수의견'은 2008년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한다. 경찰의 철거민 강제 진압 작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두고, 국가기관이라는 다수와 철거민이라는 소수가 법정에서 대립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윤계상은 영화 '풍산개' '비스티 보이즈'에 이어 또 다시 사회적 화두를 던지는 작품을 택했다. 이번에는 심지어 정치적 잣대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영화다. '소수의견'이 개봉하는 데 2년이나 걸린 바탕에는 그렇고 그런 이유들이 있다는 풍문이 있을 정도다. 윤계상은 "얻어 걸린 것이다. 선택하고 나니 그런 영화였을 뿐이다"라고 했지만 인터뷰를 하는 동안 얼핏얼핏 그의 진심이 드러나는 듯했다. "'시나리오가 좋아서 했어요'라고만 말하기에는 배우는 뜻하는 바가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선택한 영화 속에는 자기 생각이 분명히 들어 있다. 나도 소수를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이 영화를 찍었다."
물론 누가 소수이고 다수인지 명확히 규정한 것은 아니다. 그는 "배우는 어떤 사람이든 지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로 에두르며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했다.
'소수의견'으로 입봉한 김성제 감독은 윤계상이 "청춘의 얼굴"이라고 했다. 김 감독이 윤계상을 윤진원 역에 캐스팅한 이유다. 그는 윤계상의 얼굴에서 열등감에 사로잡히고 건들면 터질 것 같은 에너지를 보았다고 한다. 당시 윤계상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부러웠고 더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중이었다. 촬영 후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성장을 갈구하지만 이전만큼 급하게 서두르진 않는다. "훌륭한 연기는 혼자 터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작품을 통해 경험을 많이 쌓아야만 가능하단 걸 확실히 알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고 어느 타이밍이 되면 이리저리 팔을 넣어보지 않아도 연기라는 옷을 잘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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