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 전 의원이 관악을 선거전에 합류함에 따라 야권 후보만도 5명이 됐다. 관악을은 지난 27년간 야당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했을 정도로 전통적으로 야당이 우세한 지역으로 꼽혀왔던 지역이다. 하지만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는 정치세력별로 후보를 독자 출마함에 따라 전통적 야당 지지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빙으로 당내 경선에서 승리를 거뒀던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 전 의원의 출마를 반길 세력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라며 정 전 의장의 출마를 적극 만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함에 관악을 선거구는 혼전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정 전 의장의 이날 출마 결심은 두 가지 측면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모임의 입장에서 볼때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체제 이후 대안야당으로서 국민모임이 동력을 얻지 못함에 따라 정 전 의원의 출마로 다시 추진력을 얻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세균 국민모임 준비위원장은 그동안 정 전 의원의 출마를 간곡하게 요청해왔다. 이 외에도 이번 출마는 정 전 의원의 정치적 위상 다지기의 측면도 크다. 정 전 의원으로서는 19대 국회 입성을 통해 정치적 입지가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질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관악을 선거구는 후보간 새정치민주연합을 제외한 야권간의 선거 연대 가능성도 큰 양상이다. 이 경우 정의당, 노동당, 국민모임 간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경기도 성남 중원 역시 복잡한 양상이다.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경쟁력을 과시하는 가운데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와 김미희 전 의원이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야권 우세가 점쳐졌던 3곳 모두 혼전양상을 빚음에 따라 선거 결과에 따라 이후 총선과 대선 등 야당의 선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야권연대 없이도 새정치연합이 2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야권연대의 필요성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새정치연합이 4월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에는 야권연대 전략의 필요성이 재부상하면서 선거전략 전반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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