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맑은 날."
햇볕이 따스하고 바람이 살랑대는 날씨라면 어떤 발걸음도 여행이 된다. 넘어져도 곧장 일어나 흙먼지만 툭툭 털고 가면 된다. 배우 김우빈(26). 그는 사람의 나이 '스물'도 그렇다고 했다.
김우빈을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가 말하는 스물은 최근 개봉한 그의 출연작 '스물'이 주는 메시지와 맞물린다. 영화는 스무 살 먹은 어설픈 성인 세 남자가 사랑과 꿈 앞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코믹하게 그린다. 영화는 '결과나 과정이야 어떻든 일단 재지 말고 부딪혀 보라'고 권한다. 김우빈은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말하는 게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우빈이 경험한 스물은 그가 연기한 '치호'의 스물과 분명 다르다. 치호가 아무 생각 없이 매일 밤 클럽을 드나드는 잉여의 일상을 보낸다면 김우빈은 어렸을 적부터 간직해온 '모델'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삶을 살았다. 어찌 보면 정반대의 삶이라 할 만한데 김우빈이 영화 '스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우빈은 배우가 된 뒤 4년을 쉼 없이 달렸다. 데뷔작 '화이트 크리스마스(2011)'에 이어 '신사의 품격'(2012) '학교 2013'(2012) '상속자들'(2013)로 브라운관에서 활약했다. '친구2'(2013) '기술자들'(2014)로 스크린에 등장한 뒤 '스물'에서 또 다른 캐릭터에 도전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모델이 되기 위해 준비한 시간까지 포함하면 그는 십여 년 가까이 자신을 몰아쳐 온 셈이다.
지칠 법도 한데 꿈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그런 삶의 원동력이 되는 듯하다. 그가 내뱉는 말 곳곳에 성장하는 자신을 기대하는 뉘앙스가 묻어난다. 그는 "연기는 기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내가 얼마만큼 고민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그래서 안주할 수 없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는다. 선을 긋는 순간 정말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지치지 말자.” 지금 그가 자신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다.
서른이 곧 가까워온다. 어떤 서른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서른답되 스물처럼 상상은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모델을 하면서, 배우를 하면서 느낀 첫 설렘을 계속 가지고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라기를 기대하며 어디든 부딪혀온 김우빈. 그는 늘 ‘스물’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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