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가하락 따른 현상일 뿐, 근원물가는 양호"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2월보다 0.5%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6월(2.2%) 이후 계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5∼3.5%)를 밑돌고 있다. 2013년 10월 0.9%를 기록한 뒤에는 1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0.8%로 낮아졌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양호한 근원물가 수준을 들며 "최근 물가가 낮은 것은 유가 하락, 농수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적인 측면 때문"이라며 "아직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3% 올라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도 2.3% 상승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근원물가가 실제로 사람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지표기 때문에 수치상으론 디플레이션이 아니라고 보는 게 맞다"면서도 "근원물가가 과거 대비 많이 내려가고 있는 추세를 읽고, '지금은 디플레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걸맞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한은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진입했고 생산자물가도 2012년 7월 이래 사실상 마이너스인데, 이 정도 상황이면 이미 디플레이션은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수도료는 1.6% 올랐다. 도시가스(-6.1%)와 지역난방비(-0.1%)가 떨어져 전기·수도·가스는 2.5% 하락했다. 서비스는 1.5%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0.5%, 개인서비스는 1.8% 각각 상승했다. 집세는 1.8% 비싸졌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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