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종영한 대하사극, '정도전'에 나온 대사다. 주말 늦은 시간에 방송된 사극 '정도전'은 큰 인기를 끌었다.
조선 건국의 당위성은 백성이다. 백성의, 백성에 의한, 백성을 위한 국가 즉 백성이 조선 건국의 토대이며, 백성을 명분으로 조선이 건국됐다. 사극 '정도전'이 전례없는 큰 인기를 끈 것은 인간 정도전의 민본정치(民本政治)에 시청자들이 열광했기 때문이다.
땅콩 때문에 직원(승무원)을 미국 뉴욕 땅에 내려 두고 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백성(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의 손녀다. 한진그룹 오너 3세다.
땅콩 사건이 커지자 조 부사장은 사과문을 냈다. 하지만 이 사과문은 변명문에 가까웠다. 사과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승객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립니다. 비상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으며, 이로 인해 승객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립니다. 당시 항공기는 탑승교로부터 10m도 이동하지 않은 상태로, 항공기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라고 서술했다.
이후 문장부터는 승무원의 문제점을 열거했다. 승무원이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고,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둘러댔다는 것.
또 승무원의 자질에 문제가 있어 기장이 승무원을 하기시켰다고 서술했다.
진정성 없는 사과문은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책임을 승무원과 기장에게 떠넘긴 것이 화근이 됐다.
급기야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이자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오너 2세)이 진화에 나섰지만 비난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조 부사장의 보직 사퇴만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조 부사장은 한진그룹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부사장 스스로 화를 키운 셈이다.
잘났던 못났던 해당 승무원은 대한항공 직원이다. 잘못이 있다고 미국 땅에 버려두고 온 행위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사극 '정도전'의 대사를 밀려 표현하면 '기업에 있어 가장 귀한 것은 직원이며, 기업이 다음이며, 오너(최대주주)는 가장 가벼운 것이다'. '직원은 기업의 근본이다'. 직원이 없으면 회사도 없고, 오너도 존재할 수 없다. 명품 항공사에 앞서 명품 오너가 우선이다. 직원을 아끼지 않는 오너, 직원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오너는 경영자가 될 자격이 없다.
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휴대폰 8시간 미사용" 긴급문자…유서 남긴 50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