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날 정작 이슈가 된 것은 권 회장의 말이었다. 권 회장은 산업은행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 당진 패키지 인수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와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은 거리가 멀다. 그게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재무구조 개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다른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조건이 맞지 않으면 (인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인수 작업'의 적정선을 찾는 것이 그의 최대 고민거리임을 털어놓은 셈이다.
권 회장이 동부제철 인수와 관련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포스코 청암상 시상식이 끝난 후 기자와 만나서도 "아직 스터디가 끝나지 않았다. 지금 제가 회장이 처음이니 여유를 좀 달라"고 밝혔다. 권 회장의 발언에 포스코와 동부제철 주식들이 출렁거렸다. 재계 6위의 포스코 수장이라면 무릇 말의 엄중함을 가져야 한다. 더구나 기업 인수와 관련해서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창립기념일에 박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이날 권 회장은 좀더 신중한 발언을 했어야하지 않을까.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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