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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세등등(女勢騰騰), 소치를 수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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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상화[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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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여세등등(女勢騰騰)했다. 한국 여성에게는 승리의 DNA가 있다고 했던가. 소치에서도 예외 없었다. 간당간당하던 한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는 여자 선수들의 분발로 겨우 숨통을 텄다.

한국이 따낸 메달 8개 중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은메달)을 제외한 7개를 여자 선수들이 따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 전체 메달(금 2개, 은 2개)을 책임진 여자 쇼트트랙에 버금가는 활약이다. 한국이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2010년 밴쿠버 대회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45개. 이 가운데 남자가 25개를 따냈지만 여자 선수들이 소치에서 역전했다.
한국 선수단에서 올림픽 2연속 우승에 도전한 선수는 네 명. 이승훈(26ㆍ대한항공)ㆍ모태범(25ㆍ대한항공)ㆍ이상화(25ㆍ서울시청)ㆍ김연아(24)였다. 이중 이상화만 목표를 달성했다. 김연아의 준우승은 이번 대회 한국의 불운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금메달의 진정한 주인이 김연아라는 사실을 세계가 알고 있다.

이상화는 11일 500m 우승으로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ㆍ1992ㆍ1994년), 캐나다의 카트리오나 르메이돈(1998ㆍ2002년)을 잇는 역대 세 번째 여자 500m 2연속 우승자가 됐다. 빙질이 좋지 않다는 우려에도 12년 만에 올림픽 기록(74초70)을 새로 쓰는 저력까지 보여줬다.

이상화는 금메달 선봉장이었고, 한국 선수단의 응원단장이었다. 주요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관중석을 찾았다.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에는 선수들의 이름과 함께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아. 다치지만 말아줘. 이미 당신들은 최고. 달려라'라고 손수 쓴 플래카드를 흔들며 힘을 불어 넣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 팀의 조해리(28ㆍ고양시청)는 "경기 전날 이상화로부터 금메달의 기운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다관왕 후보로 꼽힌 심석희(17ㆍ세화여고)는 금, 은, 동메달을 모두 따내 '소치의 메달 수집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3000m계주 우승, 1500m준우승, 1000m 3위. 박승희는 500m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무릎을 다쳐 1500m에 못 나갔지만 1000m에서 기어이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계주 팀은 어찌나 억척스러운지 부상과 질병에도 굴하지 않았다. 김아랑이 급성 위염으로 뛸 수 없게 된 3000m 계주 준결승에서는 예비멤버 공상정(18ㆍ유봉여고)이 대신 나가 거뜬히 결승까지 치달았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노 골드로 아쉬움을 삼킨 여자 쇼트트랙은 전 종목에 걸쳐 메달 5개(금 2개, 은 1개, 동 2개)를 수확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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