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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포럼]나영석 PD "꽃할배 성공비결은 발명 아닌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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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벌칙, 아이돌 없는 <나가수> 보라…뻔한 것에서 뻔하지 않은 것 찾아내면 시청자 열광"

나영석 CJ E&M 프로듀서

나영석 CJ E&M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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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창의력은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다."

CJ tvN <꽃보다 할배>, KBS <1박2일> 등을 연출한 나영석 CJ E&M 프로듀서가 말하는 창의력은 새롭거나 독특하지 않았다. "뻔한 것에서 뻔하지 않은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오히려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것이었다.
나 PD는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창조경제 포럼'에서 "이제는 지구상에 없는 것을 찾아내기가 더 어렵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관습적이고 루틴한(routineㆍ일상적인) 부분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것, 바로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게 창의력"이라는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유에서 유를 만들어낸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강조한 것이다.

주변에서 발견을 통한 창의적인 에너지.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성공 사례를 예로 들었다. 공포체험을 벌칙으로 걸고 출연진끼리 복불복 게임을 하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 나 PD는 귀신의 존재를 믿는 한 출연진이 게임에 가장 몰입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벌칙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출연진이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누구나 알 법한 이 사실이 <1박2일>의 성공 비결이었다. 게임에서 지면 밥을 굶기고 밖에서 재우는 벌칙을 받도록 하는 단순한 구성이지만 재미로 연결되면서 국민 프로그램이 된 것이다.

<1박2일> 방영 직전 강호동이 한자를 맞추는 게임을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시청률은 바닥 수준이었다. 일요일 저녁 한자를 맞추는 게임에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일리 없었다. 나 PD는 "좋은 방송의 3요소인 새로움, 재미, 의미가 모두 담겼지만 단순히 기계적으로 이 요소에 천착하면서 시청자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예능에 대해 많이 알고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전문가였지만 지나치게 많은 지식과 경험으로 '전문가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신선한 새로움이 아닌 기계적인 관찰과 발견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계적인 새로움이나 관습적인 사고가 아닌 신선한 발견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나 PD는 MBC <나는 가수다>를 꼽았다. 가수들을 출연시켜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는 기존에도 있었던 구성이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아이돌을 데려오는 관습적인 사고를 버리고 의외의 캐스팅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가수다>는 의외로 가수 임재범, 이소라 등을 캐스팅했고 프로그램에 큰 감동과 긴장감을 줬다"며 "본질을 생각하고 눈을 크게 뜨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콘텐츠를 발견했고 이게 바로 '콘텐츠의 힘', '크리에이티브의 힘'이 됐다"고 말했다.

<꽃보다 할배>의 성공도 발명이 아닌 발견에서 비롯됐다. 인기 연예인이 해외 여행을 떠나는 포맷은 오래 전부터 이어졌다. 다만 꽃보다 할배가 다른 것은 아이돌이 아닌 원로 배우라는 점이 달랐다. 외국 생활이 낯설고, 무뚝뚝하기까지 한 그들의 해외 여행이기에 색다르면서 차별화됐다는 것이다. 나 PD는 "<꽃보다 할배>도 전에 없던 것, 한 번도 없던 것이 아니다"라며 "아주 뻔한 것에서 독특한 부분을 발견해서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게 중요하고 이런 콘텐츠가 바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창의적인 발견을 위해서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무심히 스쳐가는 것을 놓치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는 "나도 남도 다 알고 있지만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움이 분명 스며져 있을 것"이라며 "그 새로움을 끄집어내 수면 위로 올려놨을 때 비로소 사람들은 열광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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