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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는 당신의 미래를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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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숱한 정보를 가공해 얻은 결과물, 다시 말해 '빅데이터'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과거 기업은 혹시 닥칠지 모를 위기를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제 빅데이터로 미래에 대해 예측해 경영 판단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
'빅브라더'가 각종 정보로 세상을 좌우할지 모른다는 우려는 이제 버려야 한다. 빅데이터는 차량 도난, 암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듯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을 더 많이 갖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빅데이터가 최근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독일 소재 빅데이터 분석 업체 블루욘더는 2008년 출범 이후 각종 빅데이터 분석에 주력해왔다. 분석 대상은 다양하다. 슈퍼마켓 매출 전표부터 날씨, 여행 계획, 교통정보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자료가 분석 대상이다.

이들 데이터를 한 데 모아 정밀하게 가공해낸 정보는 매우 유용하다. 세계 최대 우편 판매업체 오토그룹과 드럭스토어 체인 DM은 블루욘더가 제공한 정보를 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토그룹은 빅데이터 덕에 특정 상품의 재고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게 됐다. 오토그룹의 경우 빅데이터 덕에 판매 예측으로 개별 상품 판매를 20~40% 끌어올리기도 했다.
빅데이터가 사용되는 곳은 기업만이 아니다. 독일 함부르크항(港)의 제바스티안 작세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빅데이터 덕에 골치 아픈 물동량 처리 문제를 해결했다.

함부르크 시당국은 항만 물동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항만 면적을 더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작세 CIO는 항만 곳곳에 부착한 센서로 각종 정보를 취합했다. 센서를 통해 모은 각종 데이터는 정보로 가공됐다. 그 결과 항만 운영의 비효율성이 드러났다. 운영 방식 개선 뒤 부족한 부지와 한정된 컨테이너 처리 용량을 늘리지 않고도 막대한 물량 처리가 가능해졌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은 교통통제 시스템에 빅데이터를 도입했다. 그 결과 차량이 시내를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절반, 배기가스 배출량은 10% 줄었다.

옥스퍼드 대학의 빅보르 마이어 숀베르거 교수는 빅데이터를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빅데이터가 근무 환경과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반인들에게 빅데이터는 아직 생소한 용어다. 그러나 날씨 예보에 따라 특정 지역의 풍력발전을 중단하도록 조언해주는 것도 빅데이터의 역할이다.

빅데이터는 의외의 결과도 보여준다. 어느날 한 슈퍼마켓의 우유, 초콜릿 바, 사과 주스 판매가 늘었다면 인근 유스호스텔에 학생들이 투숙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이에 소프트웨어는 자동으로 관련 상품을 준비하도록 지시한다.

경영 판단에 대한 조언도 가능하다. DM은 빅데이터로 매장마다 필요한 최소 인력 수를 결정했다. 매장별 예상 매출까지 산출할 수 있었다.

IBM의 슈퍼 컴퓨터 왓슨은 지난 1년 간 250만쪽 이상의 암 관련 정보로 적절한 암 치료법을 도출해내는 데 활용되고 있다. 뉴욕 소재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마크 크리스 박사는 "어떤 의사나 의료정보 시스템보다 왓슨이 암환자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로 성과를 올리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아무 생각 없이 올리는 글도 빅데이터의 기본 자료가 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유저들이 작성한 자료로 각종 마케팅 정보를 만들어내 광고에 활용한다.

스트리밍 방식의 영화 감상 서비스 제공업체 넷픽스도 빅데이터를 잘 활용한 경우에 속한다. 넷픽스는 최근 배우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넷픽스는 요일별로 어떤 장르가 인기 있는지, 어떤 배우가 흥행에 도움이 되는지 파악했다. 이렇게 소비자 취향에 대해 분석해 드라마를 편성한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는 소비자의 음악감상 취향과 습관을 데이터로 만들어 가수들에게 제공한다. 그 덕에 가수는 자기 노래를 즐겨 듣는 지역만 택해 공연할 수 있게 됐다. 공연의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IBM에 따르면 빅데이터 고객의 20%가 가시적 성과를 얻고 있다. 독일 정보통신업협회인 '비트콤'은 지난해 빅데이터 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매출 규모가 세계적으로 46억유로(약 6조5936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2016년 160억유로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우베 바이스 블루욘더 창업자는 "빅데이터가 경제 전반에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선언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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