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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3D 프린터, 국내선 찬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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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된 예산 다 써야 한다" 외국제품만 찾는 공공기관
이병극 캐리마 대표 "정부, 중기기술 육성의지 아쉽다" 쓴소리

자사 3D 프린터로 만든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병극 캐리마 대표.

자사 3D 프린터로 만든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병극 캐리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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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규제 때문에 국내 공공기관 공급은 꿈도 못 꿉니다. 해외 1,2위 3D 프린터 대기업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는데 국내 3D 프린터 업계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니 답답합니다."

이병극 캐리마 대표는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창조경제' 말만 하지 정작 기술기업들을 키울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3D 프린터는 제작자가 원하는 모형을 '인쇄' 방식으로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제품으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두 국정연설에서 '제 3의 산업혁명'이라고 평가해 인지도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사제 총까지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설계도가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시장이 1조8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크지만 국내 업체는 캐리마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국내 판매 비중은 20%에 불과하고 대부분 일본,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수출해 국내 수요 기반이 취약하다. 국내 공공기관의 문을 끈질기게 두들겼지만 공무원들이 외산 제품을 선호해 번번이 좌절한 탓이다.

그는 "외산 제품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재료 소모도 적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공공기관들은 '크기가 작다', '소프트웨어가 불편하다'는 등의 핑계로 퇴짜를 놨다"며 "한 공공기관에서는 '2~3억원으로 배정된 연간 예산을 다 써야 한다'며 해외 모델을 선택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캐리마 제품은 대당 3000만~5000만원으로 평균 억대인 해외 모델 가격의 절반 이하다.

정부 인증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정부에서 해준 NET 인증을 정작 국내 기관들이 불신하는 셈"이라며 "거액의 인증비를 썼는데 매출에는 큰 도움이 안 됐다"고 말했다. 조달 시장에도 진출해보려 했지만 공장등록 등 번거로운 서류 작업이 많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세계1위인 스트라타시스와 2위 오브젯이 합병하고 3위인 3D시스템즈가 경쟁사인 Z코퍼레이션을 인수하면서 세계 3D 프린터 시장의 경쟁은 격화됐다. 연매출 3000억원 규모의 스트라타시스는 올해 초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도 했다. 캐리마 같은 작은 업체가 살아남기는 더욱 힘들어진 것이다.

이 대표는 정부가 검증된 국산 제품에 대한 구매를 늘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3D 프린터 부문에서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생기기 위해서는 선두주자들이 제품을 팔아 성공해야 한다"며 "언제까지고 도와달라는 게 아니라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말미를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달성한 캐리마는 올해 매출 50억을 넘어서는 게 목표다. 하지만 엔저로 인해 주요 거래처인 일본 업체들이 연달아 거래를 끊고 있다. 이 대표는 "산업통상부 차관을 비롯해 여러 정부 인사들이 다녀갔지만 뚜렷한 지원 소식이 없다"며 "미래 먹거리인 3D 프린터 활성화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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