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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이 말하는 '차범근 vs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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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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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호날두랑 비슷하다고 하다고 하는데, 볼 때마다 젊은 시절 나를 보는 느낌입니다. 차범근 정도면 큰 선수 아닌가?"(웃음)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의 이름 석 자는 한국 축구와 분데스리가의 영원한 전설이다. 1970-80년대 분데스리가는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의 최상위 무대였고, 그곳에서 차범근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다. 분데스리가 11시즌 통산 기록은 무려 308경기 98골. UEFA컵 우승도 두 차례나 차지했다. '차붐'이란 애칭과 함께 그는 당시 유럽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인이었다.
손흥민 이름 석 자는 한국 축구와 분데스리가의 새로운 아이콘이다. 손흥민이 폭발적 돌파와 환상적인 골을 선보일 때마다, 자연스레 차범근의 옛 모습을 떠올리고 추억하게 된다. 나아가 그가 제2의 차범근이 될 것이란 기대에 부푼다.

그렇다면 차범근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25회 차범근 축구대상 시상식이 끝난 뒤 손흥민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 "호날두? 그보다는 차범근이랑 닮았지"
일단 얼굴에 미소부터 번졌다. 차 전 감독은 "손흥민이 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차범근이'를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도 좋고, 골도 잘 넣고, 대담하기까지 하다"라며 "여러 모로 분데스리가의 어린 외국인 선수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라고 칭찬했다.

단도직입으로 만 스무살의 차범근과 손흥민의 비교를 부탁했다. 차 전 감독은 "요즘 선수들은 기술, 전술, 체격 등 모든 면에서 우리 세대보다 뛰어나 직접 비교하긴 좀 무리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그 때 나는 국가대표로서 한창 사기가 올라 일본 등 아시아 팀을 혼쭐내던 시기였던 반면, 손흥민은 유럽 프로 축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어 상황은 좀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볼 때마다 선수 시절의 차범근을 보는 느낌인 건 사실"이라며 웃어보였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자주 거론되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의 비교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둘의 플레이 스타일은 좀 다른 것 같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호날두는 직선적 움직임이 좀 많은 편이지만, 손흥민은 직선 뿐 아니라 좌우로도 유연하게 꺾어 들어간다"라며 "한두 가지 동작만이 아닌, 다양한 기술과 움직임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결국 호날두보다는 차범근에 더 가깝다는 재확인의 의미였다.

▲ "한국인이 함부르크-도르트문트랑 궁합이 좋나봐"

특히 손흥민의 도르트문트전 맹활약에는 흥미롭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차 전 감독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그것도 원정에서 두 골을 넣었는데 정말 대단하다"라며 감탄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도르트문트전에서 두 골 넣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뒤 "나도 선수 시절 도르트문트와 함부르크를 상대로 골을 자주 넣었다"라며 웃었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데뷔전이었던 1979년 8월 도르트문트전에서 선발 출장,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한 달 뒤 함부르크전에선 첫 해트트릭을 달성하기도 했다. 차 전 감독은 "선수가 유독 강한 팀이 있는데, 한국인이 함부르크·도르트문트와 궁합이 좋은가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 "차범근 정도면 큰 선수 아닌가?"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최근 손흥민은 첼시, 토트넘, 리버풀 등 잉글랜드 빅클럽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에 그의 이적 시기에 대한 얘기도 끊임없이 나오는 상황. 차 전 감독은 "이적의 최적 시기는 자신이 속한 팀에서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자유자재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고, 경험을 넓히고 싶은 욕심도 있다면 굳이 이적을 반대할 이유는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내 경험상 선수가 잘 나갈 땐 옆에서 하는 말이 잘 안 들리는 게 솔직한 얘기"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다 부진에 빠지면 실망도 크게 하게 된다"라며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정해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꾸준히 달렸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에 대한 거대한 기대감의 요체는 '과연 저 선수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이다. 이에 대해 차 전 감독은 위트 넘치면서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아니, 볼 때마다 나를 보는 느낌이라니까. 주변에서도 차범근을 뛰어 넘을 선수라고 하고. 나 정도면 큰 선수 아닌가?" (웃음)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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