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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헌법 1조 2항, 지킬 텐가 버릴 텐가

최종수정 2012.12.18 17:03 기사입력 2012.12.18 14:27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냉소를 냉소하는 것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싫으면 떠날 수 있다.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날 수 있다. 직장 상사가 싫으면 회사를 떠날 수 있다. 심지어 조강지처도 싫어지면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이 나라, 대한민국은 어떤가. 싫다고 떠날 수 있나. 평생 등지고 사는 방법은 딱 하나다. 이민. 너무 싫지만 떠날 수 없다면 방법은 하나다. '절'을 고쳐야 한다. '중'이 절을 고쳐야 한다. 고쳐서 싫지 않게 만들어 '살아야' 한다.
지난 5년간 우리의 절은 어떠했나. 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나만 아니면 돼'식이 아니었나. 지난 달 26일 73세 어머니와 48세 딸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동반 자살했다. 이들 모녀는 7개월째 월세를 못 내고, 카드 연체로 독촉 받다가 복지사각지대에서 목숨을 끊었다. 또 며칠 전에는 아파트 채무와 사채에 쪼들린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하는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다.

'다섯 발짝의 절망'에 막혀 삶을 접어야 했던 사람도 있다. 입에 문 펜으로 휴대전화 자판을 눌러 화재 신고를 하고, 리모컨을 입으로 조작해 현관문을 열었지만 다섯 발짝도 안 되는 현관은 그에게 너무 멀었다. 다른 중들에겐 '저만치'인 다섯 발짝은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은 김주영씨에겐 안드로메다보다 멀었다.

한바탕 난리가 나긴했다. 하지만 곧 잠잠해졌다. 다섯 발짝을 내딛지 못한 이 사람을 세상은 지워버렸다. 내 일이 아니니까, 우리 가족이 아니니까 그렇게 서로 애써 자조하고 위로했다. 우리는 이렇게 세계 최고의 자살률 속에 살고 있다. 어찌 이런 일이 남의 일이고, 강 건너 불에 불과한가. 정말 '나만 아니면 되나.' 이렇게 잊고 지워버려도 되는 일인가.
헌법 제69조에 따라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선서를 한다.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며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했고, 차기 대통령도 할 것이다. 이 약속 지키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 1조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밝히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국민이 바뀌지 않으면 모든 권력은 바뀌지 않고, 주권은 국민에게 오지 않는다.

절을 고쳐야 한다. 나만 걸리면 어떻게 할 건가. "억울하면 출세해라"라는 그 지긋지긋한 말에 또 상처 받을 텐가. 사실 그놈이 그놈일 수 있다. 또 다시 속을 수 있다. 그럼에도 투표해야 한다. 정치권력(절)은 원하든 않든 우리(중) 일상을 철두철미하게 지배한다. 지난 5년이 반면교사다. 그간 내 삶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웃었나. 행복했나. 지금 우리에게 간절히 필요한 것은 냉소를 냉소하는 자세다. 피를 먹고 자란다는 민주주의에 피 대신 '짱돌'을 선물해 '바꿔야' 한다. 참여와 대의만이 절을 바꿀 수 있다. 그러므로 투표하자. 꼭 하자.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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