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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국내 문화재 지정부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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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우리나라 전통민요 '아리랑'이 다음 달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6월 등재 신청한 아리랑에 대해 유네스코가 5일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아리랑까지 빼앗길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다행스런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 등재가 북한과 공동으로 이뤄지지 않은 '반쪽짜리' 등재라는 아쉬움에다 등재 이후 중국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등재 이후 국내 수많은 지역의 아리랑과 북한 아리랑, 해외 아리랑의 지위문제, 국가적인 연구와 홍보, 북한과의 공조 등을 통해 '우리민족의 아리랑'임을 확실히 하고, 이를 전승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최종 등재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추후 아리랑의 범위를 넓혀 추가 안을 유네스코에 전달, 수정 등재를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기미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사무총장은 "북한과 해외의 아리랑이 빠진 상태에서 중국이 앞으로 북한 또는 조선족 자치구와 함께 어떤 움직임을 벌일지 모른다"면서 "국내에만 국한하지 말고, 아리랑이 세계로 퍼져가게 된 시대적 상황과 그 의미를 살려 추후 수정 등재를 신청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리랑은 한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민족의 노래'다. 특히 억압과 수난을 당하는 상황에서 우리 민족은 본능적으로 아리랑을 불렀다. '광복군 아리랑'처럼 민족의 저항정신을 아리랑 곡조에 담기도 했고, 강제징용 당한 해외동포들이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랠 때에도 아리랑을 불렀다. 일본, 미국,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중국 등 170여 국 해외동포들은 아리랑을 애국가처럼 목메어 불렀다.

원래 향토민요였던 아리랑은 1926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주제곡으로 쓰이면서 대중문화 속에 녹아들었다. 아리랑은 트로트, 신민요, 댄스, 록, 발라드, 힙합 등 모든 장르에 걸쳐 응용돼 왔다.
아리랑은 또 남북을 넘어서서 사랑받고 있다. 북한의 '대집단 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은 정치이념적 선전성을 띠고 있긴 하지만, 그 본래 가치인 국내외 한민족을 통합하고자 하는 북한 예술가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학계의 해석이다.

북한과의 '아리랑' 공조도 이뤄졌다. 지난 2002년 10월 무성영화 나운규의 '아리랑'이 복원됐을 때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시사회를 갖기도 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난 8월엔 북한이 중국과 처음으로 만든 합작영화가 '아리랑'이란 제목을 달고 개봉했다. 북한이 남한 대신 중국과 '아리랑 공조'를 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조선족들의 아리랑을 자국의 무형문화재로 등재하기까지 해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미 중국의 양대 인터넷백과사전인 바이두(百度) 백과와 후둥(互動) 백과에는 "아리랑의 유래에 있어 비교적 믿을 만한 것은 자비령(慈悲嶺) 전설이다"며 아리랑을 중국의 전통가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아리랑을 아끼는 사람들과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리랑의 보호에 소홀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밀양, 진도, 정선 아리랑 외에도 문경, 영천, 광주, 공주, 청주 등 많은 곳에서 아리랑이 전승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선아리랑만이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로 지방급문화재 지정돼 있을 뿐, 지역별로 50여종 아리랑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리되고 있지도 않다. 기 사무총장은 "중국조차 이미 자국 문화재로 지정해뒀는데, 한국은 아직 문화재로 인정조차 안 된 아리랑이 수없이 많다"면서 "아리랑의 지위문제와 연구, 홍보, 교류 등은 정권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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