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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공개 글로벌경쟁력을 반드시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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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성의 산업현장

최근 통신비 원가공개로 인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6일 참여연대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휴대전화 요금 원가 공개’ 소송에서 “원가 산정 자료를 공개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공개 대상 자료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최근 5년간 2G, 3G 이동통신서비스다. 참여연대가 이통 3사의 통신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며 이통서비스 원가와 요금 산정 자료, 요금 인하 논의와 관련한 회의록 등을 공개하라고 방통위에 청구했으나, 방통위가 “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라며 이를 거부하자 지난해 7월 소송을 제기했다.

원가란 상품의 제조, 판매, 배급 따위에 든 재화와 용역을 단위에 따라 계산한 가격이다. 그런데 원가는 제조사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는 영업상 비밀이 될수 있다는게 문제다. 양날의 칼인 셈이다. 소비자한테는 정보가 공개돼 ‘내가 받는 서비스가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신비 원가 공개 이슈에 대해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통신비 원가 공개 같은 것을 해 버리면) 누가 미래에 투자하고 미래를 고민하게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통신산업이 단순 서비스 산업이라고 생각하나. 통신은 미래에 대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통신비 인하 및 원가 공개에 대한 무조건적인 압박은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통신비 인하에 대한 정치적인 압박에 대해서는 “(과연 정치적인 통신비 인하 압박이 옳은지) 국민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 입장에서는 당장 통신비가 조금이라도 내리면 환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국가 경쟁력은 누가 마련하고 미래는 누가 건설하냐”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국가 경쟁력도 확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진정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본 주장인지 묻고 싶다. 통신비의 원가가 공개되면 시민단체는 분명 다른 산업의 원가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한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요즘 국내 기업의 체감경기는 바닥을 기고 있다.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만이 우리 산업을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3분기가 되면 이들 두 기업을 빼고 재계 전반에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가를 공개하면 가뜩이나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려는 강대국들의 움직임에 우리의 안방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결과를 가져 오는게 아닌지 걱정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3의 원가를 공개하고 현대자동차가 쏘나타의 원가를 공개하게 되면 이들 기업은 끝내 20~30년간 쌓아온 국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미국은 애플의 특허를 지키겠다고 배심원들이 나서 천문학적인 숫자의 배상액으로 삼성전자에 짐을 지게 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삼성, 현대차, LG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집중 견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프랑스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모니터링 실시를 검토 중이다.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한국산 제품들에 대한 미국, EU 등 선진국의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지 않고 우리시장의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통신요금이든 제품가격이든 간에 미래를 보고 우리산업을 돌아보고 행동이 이뤄졌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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