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사람과 함께 집밥 맛 나는 삶 그리죠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집밥, 박인

<사진 스튜디오 100>

<사진 스튜디오 100>

AD
원본보기 아이콘

새로운 일을 꾸미고 추진해 나가는 게 흥미로웠던 박인(27) 대표는 대학교 때 벤처 동아리 회장을 맡던 창조적인 사람이었다. 일반 회사보다는 의미 있는 일, 타인의 잣대가 아닌 자신에게 꼭 맞는 일을 찾았다.

졸업 후 발 디딘 곳은 한 비영리시민단체(NGO)였다. 열심히 일했지만 이내 허탈해졌다. ‘역시 돈이 필요한 걸까’. 그렇게 그녀는 급여가 많은 한 컨설팅 회사로 전직했다. 평소 신념과 다른 행보였다.
그렇지만 컨설팅 회사 역시 만족을 주지 못했다. 그는 당시 회사에서 겪었던 점심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12시 ‘땡’하면 점심을 먹었죠.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가 밀물처럼 다시 돌아와 일했습니다.” 직장인이 으레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박 대표는 그게 싫었다. 레이스 같은 점심시간. “메뉴 선택권도 없잖아요. 예를 들어 상사가 ‘순대국 먹자’하면 먹어야 하고.”

‘집밥’이 사무쳤다. 천천히 밥을 씹고 그 과정에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그리웠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집밥’을 나눠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성행하는 ‘소셜 다이닝’의 개념이 국내에는 아직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밥을 준비하고,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같이 먹자고. 단순히 밥만 먹는 것은 아니었다. 주제도 있었다. 예를 들어 “같이 밥 먹으며 자전거 얘기해요” 이런 식이다. 밥을 거르는 것도 아닌데 배고픈 사람들은 의외로 많았다. 첫 주제는 ‘음악’이었고 나이도, 직업도 다양한 6~7명이 참석했다.
‘집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집에서 만든 밥’이라는 의미를 갖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집밥을 나르던 모임이었어요. 그런데 모임 전에 음식을 준비하고 나르는 절차가 녹록치 않더라고요.” 밥을 매개로 대화하고자 했는데 자칫 밥에 무게가 쏠린다 싶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집밥은 말하자면 1인 기업이다. 파트타임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박 대표 혼자 관리한다. 체구가 작은 그녀에게는 무리였을 터다. 그래서 지금은 ‘모인다’에 비중을 둬, ‘집(輯)밥’이라는 의미를 입혔다. 레스토랑 약 20곳과 연계시켰고 참석자들은 밥값만 내면 된다. 향후에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할 계획도 있다. 연계된 레스토랑에서 수수료를 매기는 방식을 택할 방침이다.

중고등학교를 인도에서 보낸 그녀는 ‘느리게 가는 삶’에 대한 끊임없는 동경이 있었다.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소중함을 항상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아날로그와 SNS의 결합인 ‘집밥’이 마치 ‘여행’처럼, 지역을 가리지 않고 퍼져갔으면 해요. 실제로 지방에 계신 분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고요. 저는 요즘 말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지향하는데요, 이를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막상 저는 저녁이 있는 삶을 못 즐기게 되겠죠? 하하.”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서울대병원·세브란스, 오늘 외래·수술 '셧다운' "스티커 하나에 10만원"…현금 걸린 보물찾기 유행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국내이슈

  • 밖은 손흥민 안은 아스널…앙숙 유니폼 겹쳐입은 축구팬 뭇매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해외이슈

  • [포토] 붐비는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PICK

  •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