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불통 이미지 깨려 타임스퀘어서 출정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의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19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캠프 대변인인 이상일 의원은 5일 브리핑에서 장소 선택을 두고 "각계각층의 사람들, 연령대와 관계없이 많은 국민이 다니는 열린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의 이 같은 결정은 불통 이미지를 씻어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 때부터 총선 공천 과정, 최근의 경선 룰 갈등까지 '박근혜 사당(私黨)' '오만과 독선'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 전 위원장 캠프는 최근 불통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캠프 사무실 2개의 출입문 중 1개를 개방했다.
다른 대선주자들도 출마 선언 장소에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해왔다.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지난달 17일 독립운동과 민주화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문 고문이 대학생 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4개월 수감됐던 서대문 형무소의 기억도 되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박 전 위원장과 갈등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 비박 주자들은 간소함을 택했다. 정몽준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오 의원은 국회 의원동산에서 출정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과거 정치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차원에서 특별한 공간에 지지자들이 모여 출정식을 갖는 것을 지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은 대선 출마에 앞서 "동원된 지지자들이 에워싼 대선 출마 선언은 국민과의 소통을 가로막는다"며 동원금지령을 내렸다. 다양한 계층ㆍ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한 그의 첫 걸음이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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