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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용대 "체력 문제없다"…두 마리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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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워진 스매싱에 체력 업그레이드…2012 런던올림픽 金 사냥 청신호 밝혀

[피플+]이용대 "체력 문제없다"…두 마리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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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이용대(삼성전기)의 라켓이 예사롭지 않다. 탄탄한 수비에 더 해진 체력 증진으로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의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이용대는 최근 유럽에서 열린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물오른 실력을 뽐냈다. 그 첫 신호탄은 독일오픈 그랑프리. 정재성과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세계랭킹 2위), 하정은과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기량은 절정을 향해 내달렸다. 정재성과 함께 나선 남자복식에서 세계랭킹 1위의 차이윈-푸하이펑 조(중국)를 2-1(21-23 21-9 21-14)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주간의 유럽 일정에서 메달만 3개를 목에 건 셈. 소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숙적 차이윈-푸하이펑 조를 상대로 거둔 역전승으로 2012 런던올림픽에서의 진검승부를 앞두고 기선을 제압했다. 맞대결 성적도 11승10패로 근소하게 앞서게 됐다. 이용대는 “라이벌을 이기고 우승을 거둬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에서 거둔 쾌거라 더욱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 내내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게 주효했다”라고 덧붙였다.
세계랭킹 1위를 물리친 비결은 무엇일까. 이용대는 망설이지 않고 말한다. “체력 관리를 잘 한 덕분인 것 같다. 이전보다 경기를 한결 가볍게 소화했다.” 이용대-정재성 조는 그간 체력 관리에 고심이 많았다. 듀오는 지난 1월 8일 차이윈-푸하이펑 조와 맞붙은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1-2(21-18 17-21 19-21)로 졌다. 1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80분 가깝게 이어진 장기 레이스에서 상대의 계속된 공격에 체력이 떨어지며 허점을 노출했다. 지난해 11월 홍콩오픈에서 차이윈-푸하이펑 조에게 당한 역전패의 내용 또한 이와 비슷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충분히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다. 체력 관리는 더욱 중요해졌다. 대전 방식이 토너먼트가 아닌 조별 예선에 이은 8강 토너먼트로 바뀌어 경기 수가 적잖게 늘어났다. 다수 전문가들이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를 얼마나 보완하느냐에 런던올림픽 메달의 향방이 달렸다고 내다보는 주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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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로서는 쉽지 않은 숙제다.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두 종목에 모두 나서는 까닭이다. 실제로 4년 만에 남자복식 정상을 밟은 전영오픈에서 이용대는 보다 수월하게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하정은과 함께 나선 혼합복식 쇼지 사토-시즈카 마츠오조(일본, 세계랭킹 19위)와의 본선 첫 경기에서 0-2(20-22, 16-21)로 완패했기 때문이다. 한 배드민턴 관계자는 “의도와 달리 남자복식에만 집중하게 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며 “이용대의 체력은 나쁘지 않다. 두 종목을 동시에 소화해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제무대에서 남자복식, 혼합복식을 모두 뛰는 선수는 거의 드물다. 남자라면 그 확률은 더욱 줄어든다.

하지만 이용대는 이미 올림픽에서 두 마리 토끼를 노린 바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이다. 정재성, 이효정과 각각 짝을 이뤄 남자복식, 혼합복식에 모두 출전했다. 결과는 이번 전영오픈과 흡사했다. 남자복식이 1회전에서 뜻밖의 패배를 당한 반면 혼합복식은 노바 위디안토-낫시르 릴리야나(인도네시아) 조를 2-0(21-11 21-17)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혼합복식 토너먼트를 치르며 체력적인 문제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활발한 움직임으로 초반부터 네트와 중간 코트를 점령, 기선을 제압했다.
그렇다면 이용대는 왜 두 종목을 모두 소화하는 걸까. 결론은 간단하다. 실력이 출중하다. 이용대가 국제대회 우승트로피를 처음 들어 올린 건 17세 4개월 5일 때 나선 국제그랑프리대회. 박주봉이 보유한 최연소 국제대회 우승 기록(17세 3개월 15일)과 20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는 그해 11월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3관왕(혼합단체, 남자복식, 혼합복식)에 오르기도 했다. 가장 호평을 받는 건 네트 플레이.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파트너의 후위 공격도 효과적으로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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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는 최근 더 많아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스매싱 공격. 파워가 다소 약하다고 지적받았지만 최근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라켓에 힘이 실렸다. 이용대는 “후위 공격이 약해 상대가 멀리 셔틀콕을 밀어내는 경향이 있었는데 위압감을 줄 만큼 스매싱 능력을 올리다보니 경기가 이전보다 잘 풀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실전 경험을 통해 얻은 노련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용대는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다보니 체력이 급격하게 소진됐다”며 “수비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작전이 전영오픈에서 빛을 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는 정재성과의 조화로운 호흡 덕에 가능했다. 짝을 맞춘 건 6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구나 둘은 전라도 출신에 소속팀까지 삼성전기로 같다. 어느덧 코트에서 눈빛만 봐도 무얼 말하는지 알 정도가 됐다. “함께 생활하며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모른다. 6살 많은 형이지만 늘 편안하다. 훈련시간이 부족하지만 서로를 잘 알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이효정의 태극마크 반납으로 새 짝꿍이 된 혼합복식의 하정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손발을 처음 맞춘 건 지난해 5월 말. 호흡에 대한 주위의 우려에 이용대는 “아직 수비 커버, 공격 전환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도 “계속된 실전 경험으로 서로의 플레이에 빠른 속도로 잘 적응하고 있다. 나이 차가 1살밖에 나지 않아 친구처럼 지낸다. 주니어 시절부터 알고 지낸 누나라서 편하게 대회를 준비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둘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거듭 그려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처음 받은 세계랭킹은 174위. 하지만 7월 미국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매서운 기세로 포인트를 쌓아 최근 순위는 7위까지 뛰어올랐다. 악재도 있다. 당분간 호흡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이다. 22일부터 당진에서 펼쳐지는 봄철 배드민턴리그는 실업팀간의 대결이다. 이용대와 달리 하정은은 대교눈높이 소속이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빌 수 없다. 다시 맞추는 실전에서의 호흡은 4월 말 열리는 인도오픈 슈퍼시리즈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대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효정이 누나와도 일주일에 한 번씩 훈련하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 나갔다.” 긍정적인 생각 속에서 여전히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4년을 기다린 사냥이 런던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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