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왜 박 장관은 이렇게 여론의 뭇매를 맞았을까. 고용 지표에 대한 박 장관의 품평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고용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6월 지표가 나왔을 때 박 장관은 "즐거운 서프라이즈"라고 했다. 1년 5개월만에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늘었던 8월에도 "빅 서프라이즈" 발언이 나왔지만, 분위기가 이렇지는 않았다.
그런데 정치학적으로 보면 '고용 대박'은 정권말 대표적인 MB맨이 써선 안 될 표현이었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을 선택한 '민심'을 박 장관이 놓쳤다는 얘기다. 안철수 열풍을 이끄는 민심의 향배에 무심했는지도 모른다. 주르륵 미끄러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숫자로 읽어선 안 될 일이었다.
박 장관의 '대박' 발언이 민심을 건드린 건, 통계 뒤의 아우성을 읽지 못한 탓이다. 일하고 싶은 아들은 놀고, 쉬고 싶은 아버지가 일터로 내몰린다. 대박을 이룬 50만개의 일자리는 병들어 있다. 1대 9로 나뉜 사회에서 민심은, 1의 눈으로 통계를 읽는 박 장관에게 분노한 셈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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