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4일 유럽중앙은행(ECB)과 대립각을 세우던 독일이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에 민감 채권단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관철해 그리스가 제2의 리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자주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행과 다른 투자기관들이 그리스 국채 보유량을 많이 줄인 가운데 2차 지원에 참여해 손실을 감수하면 신용평가사들은 그리스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고 투자자들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수할 수 밖에 없어 시장에 혼란이 발생한다는 논리다.
이는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그리스를 시작으로, 채무에 시달리는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채와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미국과 신흥국 시장 주식 등 유동성이 좋은 자산까지 내다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디폴트는 미국 금융기관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치는 지난 2월 현재 미국 우량 머니마켓펀드는 자산의 44.3%를 유럽 은행 단기채권에 투자하고 있고 그리스 국채 보유량이 많은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트아그리콜, BNP파리바 등 프랑스 은행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유럽에서 디폴트가 발생시 미국 머니마켓펀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은행 관련 자산이 리먼 사태와 같은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그리스 채무 3300억유로(4730억달러·한화 약 513조원)가 큰 규모라도 은행과 다른 금융기관들이 부담하기에는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그리스 디폴트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해 온 것이기 때문에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다고 예상했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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