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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가 50년 '땜장이'에게 1000만달러 투자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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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창 에이스전자기술 대표 인터뷰

조영창 에이스전자기술 대표

조영창 에이스전자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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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공급장치 고효율+저전력 신기술
특허 출원하자마자 투자 제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우리나이로 환갑을 눈앞에 둔 사장은 아직까지 납땜을 직접 한다. 젊은 시절 회로엔지니어링을 전공한 그는 여전히 스스로를 '땜장이'라고 표현한다. 각종 전기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전력공급장치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개발한 에이스전자기술의 조영창 대표(사진) 얘기다. 그는 "집안 분위기탓에 10살 때부터 전자제품을 갖고 놀기를 좋아해 '이짓'만 50년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가 개발한 기술은 전력공급 장치의 일종이다. 일상적인 가전제품과 같이 콘센트를 꽂아 전기를 쓰는 모든 장치에 적용할 수 있다. 기존까지 비슷한 기능을 하던 제품의 경우 코일이나 대용량 캐패시터, 콘덴서 등 다양한 부품을 한데 엮어 만들어야 했다면 조 대표가 새로 개발한 제품은 집적회로(IC)칩 하나로 전력공급을 가능케 한다. 전력을 전달하는 효율은 높이고 전력량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한 점도 특징이다. 전력공급장치의 가장 최근 방식에 비해서도 대기전력량을 최고 10분의 1로 줄였다. 조 대표는 "기존까지 수백년간 이어져 온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원리를 개발한 셈"이라고 표현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 즉 원천기술이라는 표현은 과장된 게 아니다. 지난 2006년, 회사가 이같은 원리를 설명한 특허를 출원하자 채 등록을 마치기도 전에 세계적인 투자업체 골드만삭스가 1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중소기업에 골드만삭스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이후 조 대표는 오롯이 연구개발에 매진해 PoC라는 지금의 기술을 개발했다. PoC는 하나의 칩을 통한 전력공급장치(Power Supply on a Chip)의 준말이다.

조 대표는 "골드만삭스는 투자 당시 요구한 회사의 지분 25%만 갖고 있을 뿐 기술개발이 늦어진다거나 실적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상장되지 않는 이 회사의 지분 25%는 4억원 남짓한 가치며 지난 6년간 매출은 0원이다. 온전히 기술 하나만을 보고 투자한 셈이다. 25명 전직원 가운데 연구원이 20명, 특허 18건을 포함해 지적재산권은 24건에 달한다. 뜯어볼수록 심상치 않은 회사다.
새 기술이 적용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직교류변환 전원공급장치 시장이 65조원, 형광등 안전기나 교류전원공급장치가 35조원 등 단순셈만으로 100조원 이상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 대표가 이처럼 원천기술에 욕심을 낸 건 '목숨이 긴 기술'을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초창기 몸담았던 통신분야의 경우 길어야 3년이면 기술수명이 다했다"며 "좀더 길고 오래가는 걸 찾다보니 아예 새로운 원리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평생 엔지니어의 소회가 느껴진다.



오창(충북 청원)=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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