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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월"..깊어가는 하나금융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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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승인 이달 넘기면 계약 파기 가능성 높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계속 미뤄지면서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1분기 배당에 동의할지 말지도 결정해야 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오는 9일 이사회를 열고 올 1분기 실적을 결산하고 분기배당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에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론스타가 분기배당을 하려면 하나금융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론스타는 아직 하나금융 측에 공식적으로 분기배당 안건을 보내지 않은 상태.
하나금융 관계자는 "(론스타의 분기배당에 동의할지) 생각 중"이라며 "론스타 측에서 아직 분기배당에 대한 내용이 안 온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금일 론스타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동의 요청을 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이 주당 1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할 경우 론스타는 329억원을 챙기게 된다. 외환은행 매각 계약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론스타는 최대한 챙길 수 있는 만큼 챙겨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결산배당에서도 외환은행은 당초 이사회에서 결정했던 580원보다 높은 850원을 배당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동의하지 않으면 론스타는 1분기 배당을 가져갈 수 없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분기배당에 반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으로 외환은행 인수 계약 자체가 깨질 위기에 처해 있는 마당에 불필요한 갈등을 조성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어차피 론스타가 분기배당을 받아가더라도 하나금융이 향후 지급할 인수대금(4조6888억원)에서 차감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때문에 분기배당은 하나금융 입장에서 그리 큰 이슈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이달을 넘기는 것이다. 이달 24일까지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각대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양측 모두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이 경우 론스타가 계약 연장에 합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이달을 넘기면) 론스타가 계약 연장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장을 해서 얻는 이익이 없다"고 말했다. 계약을 연장할 경우 향후 배당은 물론 현대건설 및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이익 등을 챙길 때도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승인이 계속 지연되는 이유는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처벌받은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 3월10일 대법원이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및 외환은행ㆍ론스타 등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아직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게 아니어서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 환송한 것만으로 당장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기는 애매하다. 최종 판결을 기다리자니 론스타가 위헌소송 등에 나설 경우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금융당국이 당장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보고 지분 처분 명령을 내리자니 법적 근거가 없다. 론스타는 아직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주당 1만4250원에 맺은 이유는 이번에는 털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이번에도 무산된다면 더이상 매각 계약을 하지 않고 외환은행 자산을 처분해 최대한 다 빼먹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론스타는 수차례 HSBCㆍ국민은행 등에 외환은행을 넘기고 나가려고 했으나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 등으로 계약이 깨졌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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