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돈 되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해 농업인이 원하는 농축산물 유통·판매 등 경제사업은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그럼에도 신용사업은 협동조합이라는 제도적 한계와 사업다각화 제약 등으로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6년 1조원이 넘었던 순이익은 해가 거듭 할수록 급감, 2008년 33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1500억원(반기)까지 줄었다.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 자산 규모가 농협보다 작은 은행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협의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고 신용사업의 수익 구조를 개선해 농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은 불가피하다.
신·경 분리가 이뤄지면 경제사업은 독립된 자본과 조직을 기반으로 판매·유통 등 농민들이 원하는 사업에 투자와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
또 신용사업은 금융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시중은행과 경쟁 가능한 조직형태를 갖추고 보다 많은 이익을 농업인·조합에 환원할 수 있다.
올해는 농협중앙회 설립 50년이 되는 해다. 농협개혁은 농협이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미래 50년,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농협은 조합원인 농민이 주인이고 농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존재의 가치가 있다. 농협법 처리가 지연될 경우 발생하는 피해는 결국 농업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농협개혁 법안이 반드시 이번 회기에 통과돼야 하는 이유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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