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 기간 징검다리 연휴 맞아 해외 여행객 몰리는 인천공항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19일 오후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이날 인천공항은 이별의 서글품, 해외여행을 떠나는 설레임과 기대감,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는 반가움으로 들끓고 있었다.
샌드위치 휴일이 겹쳐 사상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는 연휴가 만들어낸 풍경이었다.
출국수속장 서편 끝 데스크 앞에서 만난 김청웅(67ㆍ경기도 분당) 할아버지. 그는 할머니는 물론 아들과 며느리, 손자 2명 등 6명이라는 대식구를 데리고 말레이시아의 유명 휴양지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떠나는 길이었다.
김 할아버지는 "석달전부터 예약을 해 놓고 이번 여행을 기다렸다. 가족끼리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길어서 모처럼 편하게 쉬고 즐기다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인의 동생이 결혼하는 덕분에 10여년 만에 떠나는 해외여행이다. 강씨는 "결혼식을 일부러 한국의 연휴에 맞춰서 날짜를 잡았다"며 "일정이 없는 날은 하루 정도 밖에 안 되지만 오랜만의 가족끼리 가는 해외여행인 만큼 현지 사정을 봐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출국수속장 A구역 입구에서 바삐 여행객들을 안내하던 인천공항공사 직원 H씨는 "어제와 그제는 정말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고, 오늘은 더 많은 것 같다"며 "추석연휴라서 그런지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과 함께 동남아나 일본 중국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몰려드는 여행객들로 인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내의 각종 편의시설에도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
페스트푸드점에는 늦은 점심식사를 때우는 이들로 빈자리가 없었고, 면세점과 약국 서점 환전소 등에서도 연신 사람들이 줄을 서 물건을 샀다.
이어 돌아 본 여객터미널 1층 귀국장은 추석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 오는 이들을 맞이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반가운 사람이, 기다리던 손님이 올 때마다 환호성과 반가움이 가득찬 소란이 일었다.
귀국장 벤치에 앉아 있던 김 모(55) 할머니는 중국에 유학가 있던 둘째 아들(26)을 마중나왔다. 국내 대학을 나왔지만 진로를 다시 찾겠다며 중국으로 떠난 아들을 보고 싶어 경기도 구리에서 버스를 타고 달려 왔다.
김 할머니는 "명절이지만 연휴가 짧으면 귀국을 못해 모처럼 모이는 친척들끼리의 자리에 아들이 빠져서 섭섭했는데 이번 연휴는 길어서 아들이 귀국한다고 연락이 왔다"며 "지난 설에도 보지 못해 거의 1년 반 만에 만난다"고 말했다.
이날 만큼은 인천공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다리'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마음의 다리 역할을 톡톡해 하고 있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