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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목소리를 높여라 <上>]경영참여 넘어 회사살리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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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부조리에 전세값 날려도 호소할 곳 없어

'예전의 소액주주들이 아니다' 그동안 상장사들의 불법 및 편법 행위로 전 재산을 날리고도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소액주주들이 잇따라 경영참여를 선언하고 있는 것. 특히 경영 참여에 그치지 않고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회사 살리기에 발벗고 나선 경우도 있다.

바야흐로 주종시즌이다. 오는 26일에는 소액주주연대가 경영 참여를 선언한 상장사를 포함해 500여개사의 주총이 열린다. 아시아경제신문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액주주들이 경영참여를 선언하게 된 배경와 제도적 한계, 그리고 대안 등을 모색해본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엔터테인먼트사 A사의 소액주주 B씨는 지난 2월 회사 주총을 손꼽아 기다렸다. 한차례 연기된 주총인데다 장소도 웬만해선 찾기 힘든 곳이었지만 새벽부터 진을 쳤다. 혹시 모를 회사측의 파행 운영을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회사측은 일방적인 감자안을 채 3분도 되지 않아 처리했다. 감자안을 반대하는 주주들은 용역들의 제지로 주총장에 입장도 못했다. 국회에서만 있는줄 알았던 날치기 통과가 눈앞에서 버젓이 진행되는데도 B씨는 호소할 길이 없었다.

#소액주주 K씨는 전세방 하나 얻기 위해 모아놓은 돈을 다 날리게 생겼다. 상장폐지가 될 정도로 문제가 많은 기업에 투자 한 것은 본인 잘못이지만 3년차 주주로서 권리행사 한번 해보지도 못했다. 여렵사리 찾아간 주주총회도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수였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소액주주연대와 소송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며 소송을 해야한다면 남은 돈을 털어서라도 지원하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소액주주 L씨는 C사에 투자했다가 최초 투자금액의 60%를 날렸다. 주총 전 회사 임원이 갑자기 찾아와서 경영권 이 위협받으면 투자자산 전부를 잃을 수도 있다며 위임장을 요구해 응했지만 정작 주주총회 당일 대표는 참석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5분만에 안건이 처리됐다며 분개했다. 억울한 마음에 분쟁조정위원회에 의뢰해 봤으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함흥차사(咸興差使)다.
전국소액주주연합회, 네비스탁 , 경제개혁연대 등 주주권익을 위한다는 단체는 여럿 있다. 증권사 과실이 포착됐거나 불공정거래행위로 시세가 조작된 증거가 있을 때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분쟁조정센터 등을 찾으면 된다.

하지만 이들 단체 및 기관은 사실상 중소형 상장사 소액주주들에겐 유명무실하다. 전국소액주주연합회와 인터넷주주연대 등 이익단체의 성격이 짙은 단체들은 대표성이 부족한 탓에 실질적인 권리구제의 통로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이들 단체는 집단소송을 통해 돈벌이를 하려는 주총꾼, 변호사, 회계사의 타깃이 의심을 사기도 한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온라인을 통해 분쟁조정상담이나 신청이 가능하도록한 '분쟁조정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16일 홈페이를 개설해 전문 법률지식과 정보 부족으로 어 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에게 온라인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지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홈페이지 개설 이래 총방문 횟수가 4300회에 불과하다. 일평균 방문횟수가 50회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더구나 한국거래소가 운영하고 있는 분쟁조정업무는 주로 증권사간 분쟁에 집중돼 있어 상장사와의 분쟁에 대해서는 실질적 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업투자자 박종범(35·신촌동)씨는 "한국거래소에 분쟁조정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얼마전에서야 알게됐다"며 "상장사와 개인 주주간의 분쟁에 대해서는 접근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평가했다.

지난 2004년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된 이후 2009년 6월 법원으로 부터 사실상 허가를 받은 증권관련집단소송 역시 소액주주들이 받을 수혜 여부가 불확실하다. 증권관련 집단소송 은 피해규모가 발행주식 총수의 1만분의 1이며 피해주주가 50 인 이상인 경우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1인 소송이 가능한 미국과 달리 소송이 남발될 것을 우려해 법원의 사전허가제를 채택해 법원의 재량권이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소액주주가 상대 회사의 혐의 를 모두 입증해야하는 책임을 지고 있어 사실상 소송기간이 지 나치게 길어지고 비용 측면의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는 구조다 .

증권관련집단소송제도를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한 장하성 고려대 교수 역시 소액주주들의 부담이 지나치게 큰 제도로 변 질됐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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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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