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흥행1위③]왜 '아바타'에 열광하나?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아바타' 보면서 나비(Na'vi) 족이 키우는 이크란 한 마리 저도 정말 키워 보고 싶었어요. 옥상 위에 놔두고 출·퇴근용으로 타고 다니고 싶었다니까요."(나 모씨·33)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가 역대 국내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추월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봉한 '아바타'는 26일까지 누적관객수 1297만 3649명(27일 오전까지 1299만 585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하며 27일 국내 역대 흥행 1위의 왕좌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역대 국내 개봉작 중 흥행 1위에 올라 있는 '괴물'(1301만명)을 넘어선 수치. 우리는 '아바타'의 무엇에 그토록 반했을까.

■"무엇보다 뛰어난 영상. 3D라는 새로운 방식이 아닐까요?"(박 모씨·30)

'아바타'의 폭발적인 인기비결은 아마도 직접 본 관객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손에 잡힐 듯한 외계행성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보는 즐거움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줬다.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딩튼 분)이 아바타를 통해 육체의 자유를 얻었듯 우리도 영화 '아바타'를 통해 현실의 한계, 스크린의 한계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

길들인 새를 타고 활을 쏘며 공중전을 펼치는 나비족의 전투신, 자연을 신처럼 숭배하고 따르는 기도장면 등은 입이 쫙 벌어질 정도의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3D촬영과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을 담아낸 이모션 퍼포먼스 캡쳐 방식 등 할리우드 최고의 기술력이 돋보였다.

■"자연을 사랑하는 나비족의 모습이 세상에 찌든 나의 삶에 신선한 충격"(강 모씨·30)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의 집약체인 '아바타'는 관객들에게 오히려 자연으로 돌아간 느낌을 선사하기도 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돼 있는 판도라의 풍광 뿐 아니라 자연을 존중하고 하나가 돼 살아가는 나비족의 모습은 도시생활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비족의 자원을 빼앗기 위한 목적으로 접근했지만 점차 그들의 자연친화적인 삶과 판도라의 환상적인 자연환경에 경이로움을 느낀 제이크는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영했다.



■"사실 중간에 조금 졸리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도 역시 재미는 있었어요."(박 모씨·32)

'3D 혁명' '흥행의 신(神)' 수많은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아바타'지만, 역시 기본바탕은 '재밌는 오락영화'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조합한 듯한 섬세한 영상이 시각을 압도하고 자원약탈을 위한 침략전쟁에서 같은 지구인이 원주민을 위해 싸운다는 설정이 감동과 재미를 유발했다.

1300만 관객이 입을 모아 찬양하는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일 것이다.
아바타를 세 번이나 봤다는 김모(34)씨는 "불법다운로드를 받아서 한 번 보고, 2D로 한 번, 3D로 또 한 번 봤다. '아바타'는 세 번이나 봐도 역시나 영화적 매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