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반도체·디스플레이 IT 분야 약진
자동차도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서 선전
[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가장 먼저 털고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수출의 힘'이었다. 우리 수출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역(逆)샌드위치 효과 덕분에 세계 수출 상위 10대 국가들에 비해 적은 수출 감소폭을 기록했다. 때문에 한국이 올해 처음으로 수출 상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3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한국 수출은 36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할 전망이다. 수입은 3220억 달러로 26% 감소해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품목별로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불황이 가져온 경영환경 변화가 주요 수출 품목 순위를 뒤흔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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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선박'이다. 올해 1억불 이상 수출의 탑 수상업체 59개사 가운데 13개사(22%)가 선박업체다. 특히 선박 부문은 150억불 수출의 탑(현대중공업), 100억불 수출의 탑(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수출의 탑과 금탑산업훈장(강덕수 STX조선해양 회장)을 휩쓸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출 순위 1위를 수성했다.
선박 부문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9%로 지난해보다 2.7%포인트 상승, 2위 무선통신기기(8.9%)와의 차이를 벌렸다. 지난 2000년에 비하면 수출 비중이 세배 가까이 늘어난 셈. 연구원은 "최근 수출이 다소 부진한 선박 부문은 최근 2~3년간 확보된 수주량을 기반으로 지난해에 이어 수출 순위 1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IT제품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 4개 품목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23.2%에서 올해 26.3%로 3.1%포인트 올랐다.
그 중 지난해 수출 5위까지 하락했던 반도체는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회복되고 수출 단가가 상승하며 올해 3위까지 올랐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7.8%에서 8.2%로 확대됐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업체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향상됐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9.6%에서 올해 2분기 61%까지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의 수출 순위 역시 2000년 77위에서 지난해 6위, 올해 4위로 수직상승했다. 또 총 수출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4%에서 올해 7%로 늘어나며 우리 주력 수출제품으로 부상했다.
연구원은 "중국의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과 미국과 EU의 디지털 위성방송 개시, 불황기 TV 수요 확대, 경쟁사 감산에 따른 단가 상승 등으로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IT제품의 수출 호조는 각국 정부의 소비촉진 정책과 반도체, LCD 등 주요 IT제품 경쟁 생산업체들의 도산 및 감산 등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세계 시장에서 한국 IT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기업들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여갔다.
자동차도 수출순위는 지난해보다 한 단계 하락했지만 여전히 주요 수출 품목 5위 안에 포함됐다. 한국 자동차업계는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며 선전하고 있다. 내년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 등의 신차효과 등을 감안하면 수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고유가 영향으로 수출 순위 2위에 올랐던 석유제품은 올해 유가가 하락하면서 6위로 내려갔으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8.9%에서 6.3%로 축소됐다.
연구원은 "경제위기로 급격한 대외무역환경 변화와 기업들의 감산 노력,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불황 극복을 위한 수출기업들의 노력 등으로 주요 수출 품목 간 명암이 크게 엇갈린 한 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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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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