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영화나 드라마를 흔히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라 부른다. 사실주의 영화이건 비현실적 영화이건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 사회 현상을 반영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들 역시 마찬가지다. 국정원 7급 공무원이 벌이는 좌충우돌 사건을 코믹하게 그린 '7급 공무원'과 사채에 쪼들리는 중년 남성과 은둔형 외톨이의 희망찬 만남을 그린 '김씨표류기', 광기에 가까운 모성을 그린 '마더'가 그렇다.
세 편의 영화는 주제와 관계 없이 직·간접적으로 한국사회의 여러 이슈들을 연상시킨다. 영화 자체가 뜻하는 바와 무관하지만 한국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세 편의 영화와 관련 뉴스의 상관관계는 흥미롭다.
▲ '7급 공무원', 7급 공무원 경쟁률이 80대 1?
영화 '7급 공무원'이 전국 4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3일 최근 급증하는 청년실업과 관련해 7급 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이 보도돼 흥미롭다.
행정안전부 7급 공무원 800명 채용에 4만 8000여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80대 1을 기록한 것. 이는 지난해 경쟁률 45.2대 1보다 높아진 것으로 행정안전부는 "모집인원이 지난해 1172명에서 600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응시 상한연령이 폐지되면서 기존 7급 공채 원서접수가 불가능했던 36세 이상 지원자가 전체 지원자 중 7.2%에 달했다.
▲ '김씨표류기', 20~30대 은둔형 외톨이 6년 전보다 2배 늘어
'김씨표류기'에는 최근 뉴스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등장한다. 평범한 삶을 살아온 남자 김씨 또한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지만 홀로 고립된 현대 도시인의 모습을 그린다.
남자 주인공이 사채에 쫓겨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점 또한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다. '김씨표류기'는 인구 1000만명이 살아가는 대도시에서 오히려 고립돼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포착해내는 한편 이들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국내에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전혀 없지만 은둔형 외톨이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국내 한 병원 통계에 따르면 20~30대 환자가 6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 졸업 후 구직에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는 게임 중독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무것도 안 하면서 방 안에서만 사는 이들의 비중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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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더', 방송-연극-출판 '엄마' 열풍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최근 문화계에 불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 및 조명과 관련해 관심을 모은다.
방송가에서는 지난해 KBS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큰 성공 이후 지난 5월 방영된 EBS 3부작 다큐멘터리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호평받았다.
연극계도 '엄마'라는 키워드가 화제가 됐다. 연초에 막을 내린 '잘자요 엄마'에 이어 '친정엄마와 2박3일'이 큰 인기를 모았다.
출판계에선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랫동안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소설가 공지영의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강준만 교수의 '어머니 수난사'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지난달 28일 개봉한 '마더'는 7일 만인 3일 전국 150만명을 돌파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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