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우크라·이스라엘 지원 '158조원 패키지' 합의

바이든 "강력 지지" 성명
트럼프 입김 강한 하원 통과 '미지수'

미국 상원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국경 통제 강화 등 쟁점 현안 관련 '패키지 딜'에 합의했다.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 의사당 전경. [사진 AP=연합]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패티 머레이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은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지원과 국경 통제 강화, 인도·태평양 동맹·우방 지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에 투입할 1180억 달러(약 158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안에는 러시아 침공에 맞서 약 2년간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인도적 지원 600억 달러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140억 달러, 인도·태평양전략 관련 대만 등에 대한 지원 50억 달러가 각각 포함됐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우크라이나 군사지원과 인도·태평양 동맹 지원, 국경관리 강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105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중심으로 하원 공화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전략 차원에서 국경 관련 합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예산안 처리에 난항이 계속됐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지원이 절실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패할 수도 있다며 대승적 협력을 공화당에 촉구하는 한편, 공화당이 중시하는 국경 통제 강화 문제에서 양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상원의 패키지 합의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의회가 단결해 이 초당적인 합의를 신속하게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에 담긴 이민 관련 조항에 대해 "수십 년 만의 가장 엄격하고, 공정한 국경 개혁안"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은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의 '느슨한' 국경·이민 정책으로 불법 이민이 크게 늘었다고 비판하며 국경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실제 뉴욕과 시카고 등 민주당 성향 도시에서도 이주민의 대규모 유입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자 민주당도 국경 통제 강화 쪽으로 선회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70쪽 분량의 이번 합의안은 국경 문제에 대한 수십 년에 걸친 당파 싸움과 미국 대선이 오는 11월로 다가온 것을 고려할 때 가시밭길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해당 예산안 표결은 늦어도 오는 7일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예산안을 반대해온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도 있어 현재까지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