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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시민의 정치학<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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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전쟁은 국가 또는 군사단체에 의해 조직화된 폭력이다. 냉전시대가 끝난 후 세계에는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다. 일부 지역에서 무력충돌, 내전 등이 여전히 지속되긴 했지만 주요 국가들이 전쟁에 직접 노출된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미국의 패권이 약화하기 시작하면서 세계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쟁은 더 이상 우리와는 상관없는 얘기가 아니다. 글자 수 1109자.
[하루천자]시민의 정치학<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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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군사이론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은 전쟁 분야 최고의 고전으로 여겨진다.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는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해서 수행되는 정치의 연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쟁에는 정치적 목적이 없을 수 없고, 군사적 목표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결국 전쟁은 군인들이 완전히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관점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열정, 기회, 이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설명한다. 열정은 전쟁에서 살상을 하도록 하는 증오심, 기회는 날씨·군사작전 등 우연성, 이성은 정치지도자와 지휘관의 전략에서 나오는 합리성을 의미한다. 이것들이 정치의 발생 및 수행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국제정치에서 인도주의적 개입은 항상 논쟁거리다. 이는 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집단 학살, 민간인 학대 등 잔혹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인권보호를 위해 국제사회가 무력행사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주권, 불간섭, 무력 사용의 금지가 원칙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 유대인 대학살을 경험한 이후 인식이 변화했다. 옹호론자들은 국제연합(UN) 헌장상의 인권 존중과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의무를 강조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한 군사적 개입이 국제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1992년 12월 5일부터 1993년 5월 4일까지 안전보장이사회 제794호 결의에 따라 다국적 부대가 소말리아에 투입돼 작전을 수행하고 치안을 유지했다. 그러나 인권 유린을 중단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장기적 평화 구축에는 실패했다.

반대론자들은 인도주의 개입은 강대국의 논리에 근거할 가능성이 높고, 자기 이익을 위해 남용되거나 선택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 1994년 7월 프랑스는 르완다 대학살에 뒤늦게 개입했다. 르완다 대학살은 후투족이 투치족 80만여 명을 집단학살한 사건이다. 당시 프랑스는 후투족의 지배를 지지해 왔고, 르완다가 영어권에 편입될 것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자신들의 국가 이익을 계산했고, 르완다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알면서도 100여 일을 방관하고 있었다. 자국의 이해관계가 보편적 인권보다 우선시됐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지 못해 처참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임춘한, <시민의 정치학>, 박영사,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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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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