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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여성포럼]"알아서 겸손하지말고, 본인 크레딧 잘 챙기세요"

최종수정 2019.10.30 20:35 기사입력 2019.10.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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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황선우 작가

에세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김하나(오른쪽), 황선우 작가가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9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에세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김하나(오른쪽), 황선우 작가가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9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성과를 칭찬하는 말을 들으면 대다수가 '아니에요' 하고 수줍게 웃죠. 그러지 말고 '감사합니다' 합시다.(김하나 작가)" "조직의 안과 밖에서 그렇게까지 양보할 필요 없어요. 본인 크레딧(Credit·명성) 잘 챙기세요.(황선우 작가)"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 강연자로 나선 '여자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김하나·황선우 작가는 관습처럼 강요 받아온 '여성성'과 '정상성'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누군가 칭찬의 말을 하면 익은 벼가 되거나 거친 주장 앞에 배려와 이해의 아이콘으로 남는 것, 부당한 일에도 웃으며 미륵 보살의 인내를 해내고야 마는 것. 이것이 참되고 성숙한 여성의 모습이라는 무언의 압박에서부터 벗어나라는 것이다.


카피라이터 출신의 김하나 작가는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명(名), '예스책방 책읽아웃'에 얽힌 일화를 들려줬다.


"과거 김동영 작가와 함께 할 때는 '김동영 김하나의 책읽아웃'이었어요. 가나다 순으로도 (김동영 작가가) 앞에 있고, 저보다 나이가 많겠거니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죠. 김 작가에게 사정이 생겨 이후엔 오은 시인과 함께하게 됐는데, 이번에는 '오은 김하나의 책읽아웃'이 되더라구요. 제가 선임자이고, 가나다 순으로 따져도 제가 앞이고, 심지어 나이도 제가 많았어요. 쪼잔한 것으로 따지는 것 같아서 가만히 있으려 했지만 어떤 방향에서 봐도 이해되지 않아서 문제 제기를 하고 수정했죠. 체면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패션매거진에서 에디터로 20년의 경력을 쌓은 황선우 작가는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을 회고했다. 그는 스스로를 어필하는 일이 어색하고 유난스럽게 느껴졌던 과거의 나에게 '좀 더 나댈 필요가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최근에 여러 작가들이 함께 쓴 단행본의 필자로 참여했어요. 제 커리어를 담은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쇄된 책을 보니 다른 작가명은 있는데 제 이름은 없더라고요. 처음에는 제 글이 에세이라서 뺏나, 하고 넘어가려고도 했어요. 하지만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사과도 받고 수정도 했죠. 예전에는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지 않았을 때 그냥 넘어갔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내 이름, 본인 크레딧은 스스로 잘 챙겨야 합니다."

에세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김하나(오른쪽), 황선우 작가가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9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에세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김하나(오른쪽), 황선우 작가가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9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두 작가는 겸손 대신 자기 홍보의 습관이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김 작가는 "북토크에서 만나는 후배들에게 겸손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면서 "겸손은 고귀한 사회적 가치지만, 한국사회에서 여자들은 겸손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더 위에 올라가기를 마다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중이지만 과거 오랜 기간 회사원으로서 일했던 두 작가는 후배들에게 '지나고 나니 보이는' 조직생활에 대해 조언했다.


황 작가는 "저는 관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후배들에게는 회사를 오래 다니라고 말한다"면서 "언젠가는 우리 모두 프리랜서가 될 수밖에 없으니, 그동안 오래 오래 독립을 준비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만의 분야를 만들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제일 잘하는 것 하나를 가지고 나서 조직에서 나와야 한다"면서 "회사가 아니라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내 자신은 (일에 있어서) 주는 대로 받는 스타일이었지만, 조직의 구성원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업태를 불문하고 자신의 능력과 능률이 극대화되는 분야를 찾아 더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질문할 것 같다"고 전했다.


20~30대 여성들이 가지는 결혼에 대한 강박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의 저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에서도 분자가족(W2C4·여자 둘 고양이 네마리)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작가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것인지,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아파트를 사고 싶은 것인지 헷갈려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사는 모습을 안정화 시키겠다는 의지라면 그것은 결혼과 묶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 작가는 "환상과 기대를 품고 자신을 몰아가거나 결혼 하지 않은 상태를 불행하게 뭉뚱그리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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