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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나라 들썩인 총선 현수막들, 170만명이 하루에 버린 쓰레기 맞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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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비율 25%에도 못미쳐
환경단체 "대체수단 강구해야"

정부는 22대 총선으로 발생한 폐현수막이 4년 전 21대 총선 때 1740t(약 290만 장)을 웃돌 것으로 보고 현재 24.6%에 불과한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에 평균 1㎏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170만명이 하루에 버린 쓰레기 양과 맞멎는 규모다.


폐현수막이 늘어나는 건 정치권에서 합법적으로 걸 수 있는 현수막 수와 크기를 지속해서 늘렸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에선 "성인 스마트폰 보급률이 97%인 만큼 현수막을 대체할 홍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도로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철거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 11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도로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철거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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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지속해서 현수막 수와 크기를 늘려 왔다. 2005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선거사무소에 걸 수 있는 현수막 크기와 재질 규제를 없앴는데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길이 100m, 높이 10m짜리 초대형 현수막이 등장했다. 2018년에도 공직선거법을 바꿔 선거구 내 읍면동당 게시할 수 있는 현수막을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여기에 2022년 말 선거 현수막과 별도로 정당 현수막을 제한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되면서 현수막이 폭증했다. 지난해 수거된 폐현수막은 총 6129.7t이었는데 1분기(1∼3월) 1314.7t에서 4분기(10∼12월) 1786.2t으로 선거가 다가올수록 늘었다. 옥외광고물법 개정 전 3개월간 6415건이던 정당 현수막 민원은 시행 후 3개월간 1만4197건으로 2.2배가 됐다.


"현수막 때문에 걷기도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자 여야는 다시 법을 고쳐 올 1월부터 읍면동별 정당 현수막을 2개로 제한했다. 하지만 선거 기간이 겹치며 거리에선 규제 때문에 내리는 현수막보다 새로 거는 현수막이 더 많았다. 문제는 선거 현수막의 재활용 비율은 25%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2020년 21대 총선, 2022년 20대 대선과 8회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폐현수막 재활용 비율은 평균 24.6%에 그쳤다.


플라스틱 합성섬유로 주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 현수막의 경우 후보자의 얼굴이나 정당 이름 등이 새겨져 의류나 가방 등으로 만들기도 쉽지 않다. 매립해도 썩지 않아 소각할 수밖에 없다. 선거 현수막 한 장을 태우면 이산화탄소 6.28kg이 배출된다. 이는 20년생 소나무 한 그루의 1년 치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비슷한 양이다. 이런 악순환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선거 및 정당 현수막은 재활용이 쉽지 않고 재활용할 때도 처리 비용이 발생한다. 정치권에서 합의해 문자메시지 등으로 홍보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현수막 재활 사업 독려하지만, 효과는 미미해
11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도로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와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11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도로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와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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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자체에 선거 현수막 재활용 사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행정안전부와 환경부는 지난 8일 예산 15억원을 투입해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사업 공문을 받고 서울 관내 25개 자치구에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중인데 아직 신청한 곳은 없다"면서 "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재활용 업체와 네트워킹이 안 된 문제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번 문제가 불거질 시에 관성적인 대책만 반복된다는 지적도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환경부나 행안부가 처음부터 재활용 업체와 사전 협의하는 식으로 재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잡아주지 않는 이상 지자체가 자발적·개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면서 "결국은 정책 기획과 홍보의 실패인 셈"이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애초 현수막을 줄이는 게 최선이지만 재활용이라도 하려면 먼저 수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선거 현수막의 경우 게시자인 각 정당에 수거와 재활용 책임을 부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현수막 재활용 확대를 위해 다음 달 지자체 및 재활용 기업과 간담회를 가질 것"이라며 "재활용 과정 전반에 대한 현장 어려움을 듣고 현수막의 순환이용을 높일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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