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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조차 "대비한다"는데 이재명은 "셰셰"[시시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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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갈등, 우리 일로 보는 게 마땅
'친미-친중' 이념 프레임은 위험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 산하 연구소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이 개입하는 경우 세계 경제 국내총생산(GDP)이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 가량 증발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올해 초 내놓았다. 특히 눈길을 모은 건 우리나라 GDP가 23.3% 줄어 대만(40% 감소) 다음으로 큰 타격을 입으리라고 예측한 대목이다. 중국의 GDP 감소율은 16.7%, 일본은 13.5%, 미국은 6.7%로 예측됐다. 우리가 입을 경제적 피해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관련 충격일 것이라고 한다.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가시적인 1차 충격 이후 여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1년 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상정해 발표한 시뮬레이션 보고서는 양안의 갈등이 곧 우리나라의 이슈이자 물리적 위협일 수 있음을 더욱 적나라하게 상기시킨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경우 주한미군의 4개 전투비행대대 중 2개 대대가 차출돼 전투에 참여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아울러 중국이 대만을 포위할 목적으로 해군을 동원하면 미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 제주해군기지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되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전장이 한반도로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자연스러운 분석이다. 이미 ‘전쟁의 맛’을 본 러시아,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에 부화뇌동할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영향까지 변수로 집어넣는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한 고차방정식으로 비화한다.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모든 징후가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마치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는 입장을 지난주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충남 당진시장을 방문해 유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충남 당진시장을 방문해 유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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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나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발언은 놀랍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느냐”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언급의 이면에는 대체 어떤 생각이 자리하고 있을까.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현장에서 좀 더 재미있는 표현으로, 쉽게 대중들에게 표현하기 위해서 예를 든 것”이라고 ‘해설’했는데 이건 ‘재미있는’ 정치적 수사로 넘길 일이 아닐뿐더러, 정말 그런 의도였다면 현안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한참 얕잡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 지난해 6월 싱하이밍 중국 대사를 찾아가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는데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등의 일장연설을 그저 ‘경청’했던 태도가 이번 언사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보수는 친미, 진보는 친중’ 같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낡아빠진 이념론에 기반한 것이라면 대단히 위험하다. ‘만일의 사태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느냐’거나 ‘유사시 대만이나 중국에 있는 우리 교민과 기업, 관련 시설을 보호할 계획은 무엇이냐’고 정부에 따졌다면 차라리 납득했겠다. 아무리 유력하다지만 일개 기업인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조차 양안 문제와 관련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할 것”이라는 정도의 언급은 하는 마당에 대통령이 될 뻔했고 여전히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는 우리나라 제1야당 대표가 “셰셰” “무슨 상관”이라니.




김효진 전략기획팀장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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