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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부진 고소해말자" 크루그먼의 경고…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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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칼럼…"모든 사람의 문제될 수 있다"
소비지출↓·사회안전망 부족 → 금융 억압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중국의 경제 부진을 고소해하지 말자. 모든 사람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부 혼란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군사적으로 무모한 행동을 벌이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 결국 전 세계가 감당해야 할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크루그먼 교수는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중국 경제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 경제가 불황과 절망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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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교수는 우선 일각에서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호황을 누릴 것이라 기대했으나, 정부의 공식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발표치인 5.2%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 지표에서 예상을 밑도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실제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기저 효과에 힘입어 5.2%를 기록, 당국이 제시했던 5% 안팎의 성장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의 영향으로 3% 성장에 그쳤던 2022년의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위드 코로나' 원년인 2023년 성적표로는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적인 수요 위축과 중국 내수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중국의 수출은 전년대비 4.6% 감소해 2016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고, 수입도 5.5% 감소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세계 패권을 쥘 것처럼 보였던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첫 번째 이유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을 꼽았다.


하지만 그는 시 주석이 아닌 다른 리더가 있었더라도 중국 경제의 구조 특성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봤다. 우선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 경제가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GDP 대비 가계의 소비지출이 매우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명목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40%가 채 되지 않는다. 140여개국의 평균은 60%를 넘기고 미국은 70%에 달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의 가계 소비지출이 낮은 이유가 바로 당국이 금융시장에 개입해 왜곡하는 '금융 억압(financial repression)'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가계의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을 늘리면 정부와 공기업이 이를 싼 이자로 빌려 사용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회 안전망이 부족해 긴급 사태에 대비해 저축을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이 소비지출이 적은 상황에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GDP의 40%를 넘기는 투자 덕분이었다는 것이 크루그먼 교수의 분석이다. 2000년대 초 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GDP의 40%가 넘는 높은 투자가 지속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생산가능인구 감소 영향으로 중국이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크루그먼 교수는 전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현금을 비축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소비 지출을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영기업 등 권력과 가까운 세력들이 금융 억압을 통해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정작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지도자들이 사회 안전망 강화에 큰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이 소비 지출을 늘리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는 의미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의 현 상황이 1980년대 일본과 비슷하다면서도 해결 과정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이 사회·정치적 결속력을 다지면서 대량 실업을 피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면서 "경제 문제에 직면한 중국이 얼마나 내부적으로 결속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중국이 거의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가장 무서운 것은 내부 혼란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군사적으로 무모한 행동을 벌이려 노력할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과 해외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중국이 4.9%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현지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이 20일 보도했다. 매체 산하 제일재경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해외 경제 전문가 16명이 제시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전년 대비 성장률 예측 평균치는 4.88%이었다. 이들은 중국 당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로 지난해와 동일한 '5% 안팎'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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