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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YCC 1.5%로 상향?…BOJ의 복잡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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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31일 통화정책 발표
YCC 정책 수정 관측 무게
금리 허용폭 1.5% 조정 전망
엔저·장기금리 상승 영향
환율 변동 위험 요소 잔재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가 31일 열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BOJ가 정책 수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150엔을 돌파하고,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가 1%에 근접하면서 일본 장기금리의 상한선을 1.5%로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본은행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일본은행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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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BOJ는 이날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수정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YCC는 장기금리에 상·하한선을 두고 한도 없이 국채를 매입하는 정책이다. BOJ는 지난 7월 국채금리 상한선을 0.5%로 유지하되,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서 1%까지는 금리 상승을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1%를 넘어서는 시점부터는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금리 상승을 막는다는 뜻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회의에서 이 상한선을 더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BOJ의 일본 국채 보유 비율이 50%를 넘어선 상황에서 무제한 국채매입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BOJ가 이 상한선을 최대치까지 올릴지 여부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BOJ가 상한선을 종전 1%에서 1.5%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공식 상한선인 0.5%를 폐기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봤다.


BOJ가 세 가지 고민거리…엔저와 장기금리, 美 국채매입

BOJ는 미국의 장기금리와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YCC 수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 국채 금리의 고공행진은 BOJ에 골칫거리로 작용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이미지출처=블룸버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이미지출처=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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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8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25%를 넘어선 뒤 이달 들어서는 16년 만에 5%를 돌파했다. 미 금리 상승에 따라 일본과의 금리 격차는 커졌다. 이로 인해 지난 26일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150.28엔까지 하락했다. 이는 1990년 8월 이래 3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한차례 기준금리를 더 인상하겠다고 밝힌 만큼 BOJ로서는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나친 엔저는 수입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가계 부담을 가중시킨다.


일본 장기국채 금리의 상승세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30일 0.886%로 장을 마감하며 사실상 금리 상한선인 1%에 근접했다. 금리가 1%가 넘어설 경우 BOJ는 국채매입을 단행해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춰야 한다. 그런데 국채보유비율(53%)은 과도하게 높은 상황이다. 만약 BOJ가 YCC를 수정한다면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국채매입, 시장 개입 여부…향후 엔화 가치 변동 요인

BOJ가 이 같은 요인을 고려해 YCC 정책을 수정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장기금리는 상승하고 엔화 가치는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YCC 수정 이후 열리는 미국의 통화정책회의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일정들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엔화 가치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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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가 다음 달 1일 여는 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일 금리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은 작지만, FOMC 이후 Fed 당국자가 매파적 발언을 할 경우 금리 격차는 커질 수 있다.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국채 발행계획도 같은 시기 발표되는데, 이 결과에 따라 YCC 수정 효과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이 막대한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설 경우, 국채금리가 급등해 미·일 금리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는 다시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날 미 재무부는 올해 4분기 국채 발행 규모를 전분기보다 줄이기로 발표했다. 구체적인 발행 규모 등은 1일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 재무성의 외환 실적 발표도 엔화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은 지난 3일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찍은 직후 148엔대로 급락한 상황을 두고 BOJ가 엔화 매수를 단행한 것이라는 의심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재무성이 이날 발표에서 시장 개입을 인정하는 발언을 할 경우 시장 참가자들은 150엔을 외환시장 개입 시점이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간 재무성은 투기 세력의 엔화 매도를 막기 위해 시장 개입 여부를 모호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만약 시장참가자들이 150엔을 외환시장 개입 시점으로 인식할 경우 환율이 해당 부근에 이르렀을 때 엔화 매도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점쳐보면서 달러당 엔화 가치가 2~3엔 정도 올라간 감이 없지 않다"며 "당국의 환율 방어라인이 150엔이라는 인식을 받게 되면 엔화 매도가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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