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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실적 믿을 수 있나…IFRS17도입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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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빅5' 분기 순익 2조 첫 돌파
삼성생명, 교보생명도 전분기比 순익 급증
업황 변동 없이 실적 희비 갈려
IFRS17 도입으로 실적 '출렁'

새 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된 이후 첫 성적표가 나왔다. 회계적으로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업황과 큰 연관성 없이 실적이 크게 개선되거나 주춤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지표의 신뢰성과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가정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 현대해상 ·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 국내 대형 5개 손보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2조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5대 손보사의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섰다. 손보사 1위인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612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24.5%), KB손보(25.7%)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DB손보는 물론 현대해상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0%, 3.5%씩 줄어들었다.

생보사들의 실적도 희비가 갈린다. 삼성생명 이 전날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3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45.7% 증가한 규모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교보생명도 올해 1분기 51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9.4% 급증했다. 반면 한화생명 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한 422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처럼 시장금리가 급격히 변동하지 않는다면 순이익 등락이 크지 않은 편인 생보사 실적이 대폭 출렁인 것이다.


이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수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 보험 위주인 손보사들의 실적이 생보사 대비 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오히려 생보업계 1, 2위의 순이익이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 금리도 지난해 대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데다 보험사 업황 자체가 그다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일종의 '착시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실제로 순익이 감소한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지난해 실적을 이전 회계기준(IFRS4)으로 따진다면 순이익 증가 폭은 각각 145%, 116%에 이른다. 한화생명의 경우 순이익이 옛 회계기준 적용시 지난해 1분기 순이익 대비 올해에는 700% 넘게 성장하게 된다.

이는 새 회계기준에서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가정'의 영역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새로 도입된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이 대표적이다. 보험계약으로 발생하는 미래수익을 매년 나눠서 인식하는 개념으로 보험사의 가정에 따라 수치가 바뀔 수 있다. 미래의 무해지보험 해지율,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등을 보험사마다 다르게 가정하면서 다른 회사와의 비교는 물론 동일한 회사의 과거 실적과도 비교가 어려워진 것이다. 초기 사업비를 나눠 인식하면서 보험 신계약 경쟁이 심해진 것도 보험사 실적에 대한 신뢰성을 낮추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판매 경쟁이 격화되면 과거 실손보험 사례처럼 예상 비용보다 실제 비용이 현저히 커져 시간이 흐를수록 예실차(예상과 실제 값 차이)가 확대되고 나아가 손실계약으로 전환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라며 "IFRS17 이후의 실적 수치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조정을 거친 후에야 신뢰하고 비교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서둘러 대처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각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러들여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달 중으로 회계적 가정에 대한 세부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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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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