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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올려라" 회장 한마디에 CEO들 노심초사…자사주 소각하고 배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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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계열사 CEO 최대 관심사 주가"
SK㈜, 52주 최저가…계열사 주가도 약세
CEO들, 사업내용 직접 알리며 주주와 소통
"반도체, 이차전지 사업 정상화가 관건"

“회장님이 주가를 많이 신경 쓰시거든요.”


최근 만난 SK그룹 한 임원은 수시로 휴대전화를 켜 SK 주가를 확인했다. 다른 식사 자리에서 본 또 다른 SK그룹 관계자는 “요즘 그룹 계열사 대표님들 최대 관심사가 주가”라고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도 지난해 9월 사내 인터뷰를 통해 현재 고민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저도 SK텔레콤 주주”라며 “저 역시 매일 주가를 확인한다”고 했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날 때마다 주가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주가 부진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고 같은해 9월 CEO 세미나에서도 계열사별 주가 부양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SK㈜와 그룹 계열사들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CEO들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주가에 속이 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협약식에 참석, 윤석열 대통령의 격려사가 끝난 뒤 답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협약식에 참석, 윤석열 대통령의 격려사가 끝난 뒤 답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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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인 SK㈜ 주가는 지난 16일 장중 52주 최저가(16만2300원)를 다시 썼다. 이는 최근 1년 내 최고가 대비 40%(약 10만원) 하락한 수치다. 코스피 하락률(11%)의 4배다. 올해 들어선 이날까지 코스피가 6.8% 상승한 것과는 반대로 SK㈜ 주가는 12.3% 떨어졌다.


주요 계열사 주가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약세다. 최근 1년 동안 24만6000원(작년 6월 9일)까지 올랐던 에너지 중간 지주사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7일 기준 16만원대로 떨어졌고 화학·소재 중간지주사 SKC 는 같은 기간 16만원대에서 9만원대로 빠졌다. 코스피 시총 3위 SK하이닉스 는 12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SK텔레콤은 6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떨어졌다.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해 출범한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 주가는 6만원에 육박했으나 현재 3만원대다.

SK그룹 주력 계열사 CEO들은 작년 한 해 주가 관리 공부에 매달렸다. 시장 전문가를 회사로 모셔 와 강의를 들을 정도였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CEO 경영평가(KPI)에 주가 평가 비중을 기존 30%에서 최소 50%로 늘리기로 하면서 SK그룹 CEO들이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엄청나게 스터디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2020년과 2022년 ‘CEO 세미나’에서 CEO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기업가치를 시장에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한 영향이 컸다.


SK그룹은 주가 부양책으로 먼저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섰다. SK㈜는 지난해 8월 2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전량 소각을 발표했다. SK㈜는 지난 2일 SK증권에 일임해 매수하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해지, 이달 중 소각할 예정이다. 앞서 SK그룹은 작년 3월 정기 주총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2025년까지 시가총액의 1% 규모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2025년은 장동현 SK㈜ 부회장이 “주가 200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운 해다.


SKC도 지난해 10월 자기주식을 올해 1월까지 취득하겠다고 발표했고, 작년 12월 20일 목표로 내세운 일정보다 한 달 앞당겨 발행주식의 5%에 해당하는 189만주(약 1970억원) 매입을 마쳤다. SK텔레콤도 지난달 8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 본사인 종로구 SK서린빌딩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SK그룹 본사인 종로구 SK서린빌딩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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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도 강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2021년 대비 3배 수준인 보통주·우선주 1주당 자사주 0.033주의 현물 배당을 결정하고 이를 주총에서 승인받을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성과급을 책정할 때도 주가 흐름을 넣을 만큼 주가 부양 의지가 강하다.


또 SK이노베이션 계열사 CEO들은 사내 보도채널 인터뷰를 통해 사업 비전과 경영 목표를 알리면서 시장에 기업가치를 직접 홍보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의 경우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지주사에 대한 시장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다”며 “반도체 분위기가 좋지 않고 이차전지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약 1조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가에선 올해 1분기 3조~4조원의 적자를 예상한다. SK온은 지난해 1조7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는 이어 “금리상승 기조 속에서 SK그룹 차입 규모가 타 그룹사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도 시장이 우려하는 점”이라며 “주가 하락 요인이 비즈니스에 대한 우려이기 때문에 주력 사업 정상화를 얼마나 빨리 앞당기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기 SK 그룹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동시에 그룹 계열사들은 대규모 투자를 할 때 SK하이닉스를 금고로 사용했다. SK그룹의 SK하이닉스 의존도가 너무 높아졌다. SK하이닉스가 독감에 걸리자 그룹 전체가 앓기 시작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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